작년초에 목동에 있는 백화점서 필자와 상담한 바 있던 친구의 소개로 교문리에서 찾아왔다는 부부를 얼마 전 상담한 적이 있다.
 “선생님은 이름만 가지고도 사주를 보신다기에 찾아왔어요. 우리집 이 양반 상세히 좀 봐주세요.” 하면서 책상머리에 바싹 다가앉는 데 반해, 남편은 멀찌감치 앉아있는 모양이 부인의 강요에 마지 못해 온 듯싶다.
 37년 정축생인 남편의 이름 `김두훈""을 먼저 써내려 가면서, “결혼이 늦은 것 같은데 몇세에 하셨습니까?” 하고 물으니, “이 양반 서른여섯에 했는데요.” 하고 부인이 대신 말했다.
 중심명운(이름의 첫번째)이 2가 5를 마주하고 있으면 이런 경우 연애결혼이 아니면 결혼이 늦다.
 39년 기묘생 부인 이종서의 이름을 풀고서, “남편이 사업을 하였다면 여러번 부도를 내셨겠는데요.” 하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금까지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남편이 의자를 끌어당기면서, “지금 뭐라고 하셨지요?” 하고 물었다.
 “사장님은 직장생활을 해야만 무난한 이름인데 사업을 하셨다면 고집으로 여러번 실패하셨겠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상담해 가는 중에 실제 부도는 한 여섯번이나 된다고 하였다. 주택건설업, 목재판매업, 건자재, 가구점 등 그간 실패를 거듭 하면서 부인 보기가 미안하였단다.
 부인의 명운 배합을 보면서 또 한마디 했다.
 “친정집 재산 적지 않게 축 내었지요?”
 2의 특성은 고집이 대단하여 이런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며, 또한 허욕이 발동하여 쓰러져도 사업을 계속하는 수가 많다. 처가의 논밭 뙈기며, 심지어는 결혼 패물까지도 팔아야 했던 그간 생활의 우여곡절이 말도 못하다며 속 썩은 걸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고 부인이 털어 놓았다.
 나이가 많아 개명해야 불러주지도 않고 하니 꼭 원한다면 상호만 지어가라고 권했으나 죽어도 사업의 끝을 봐야 한다며 개명까지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새롭다. 며칠 후에 이름 대신 아호를 지어 주었다. ☎ 439-0342 〈다음·스타의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