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목공예·숲놀이 교실
인근 자유학교 수업공간 활용
마을 주민 양봉·화훼 소모임 공간
도, 생산-소비자 '공유농업' 시범 운영
안전먹거리·소득 창출 '도-농 윈윈'
▲ 이진욱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 대표가 직접 운영 중인 도토리 시민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의 목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
▲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 농장에서 기르고 있는 염소들.
▲ 이진욱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 대표가 목공예 활동이 진행되는 칠보산 도토리 교실에서 나오고 있다.
도심 속에 마련한 농지에서 텃밭을 가꾸며 '도시농부'로 새로운 꿈을 펼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면서 자연을 만끽하는 도시농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도시농업을 지원하는 지자체의 사업도 늘어나고 있고, 특히 경기도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운영하는 '공유농업'을 시도하는 등 혁신이 일고 있다.

◆도시농부가 가꾸는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

"주인 있는 텃밭에 아이들과 마음껏 들어가지 못해 직접 텃밭농장을 시작하게 됐죠."

수원시 호매실동에 위치한 도시농업 공간인 '칠보산이 품어주는 자작나무'는 칠보산 놀이숲, 경작체험, 자연물 목공교실, 텃밭 동물농장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4년 이진욱 대표가 '칠보산 도토리교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숲과 하천 생태활동을 벌이다가 2010년부터 6000여㎡(2000여평)의 농지를 빌려 체험농장을 시작했다.

현재는 인근 자유학교 학생들의 수업공간이 됐고, 마을주민들이 양봉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꽃를 가꾸는 소모임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농작물 수확철이 아닐 경우 목공활동을 통해 직접 만든 목공예품을 가지고 돌아가거나 염소 등 동물들에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고, 숲 놀이도 경험할 수 있다.

◆급부상하는 '도시농업', 경기도 첫 실험 '공유농업'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도시농업 총면적이 2014년 257만여㎡에서 지난해 327만여㎡로 증가해 여의도 면적인 290만㎡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가 됐다.

이용자 수도 2014년 30만764명에서 지난해까지 대구 달성군 인구 수에 달하는 25만여명이 증가해 55만2675명에 이르렀다.

실제로 경기도는 광교신도시 내 유휴부지에 광교 따복텃밭을 마련했고, 오산시 농업체험교육장에서는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등 도시농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졌다.

또 부천시는 도심 유휴공간 활용해 '공동 텃밭'을 조성하고 있으며 파주 쇠꼴마을, 수원 매여울 사랑나눔 텃밭 농장, 수원씨앗도서관 등 도시농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올해 첫 추진하는 공유농업으로 도시민과 농업인을 연결해 새로운 도시농업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농민은 소비자와 농장을 공유해 농산물 생산과 체험을 함께 진행하고, 소비자가 소정의 농장공유의 대가를 농업인에게 지급해 영농자금으로 활용케 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먹거리 불안을 해소하고, 농업인은 소득창출 기회를 마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업의 미래, 치유농업과 도시농업공원

이제 농업의 미래는 치유농업과 도시농업공원 등 도심 속 시민들의 새로운 요구와 필요에 의해 채워지고 있다.

이진욱 대표는 "약물로 사람을 치유하는데 한계가 있어 덴마크 등 선진국에서는 '치유농업'을 통해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의사가 환자에게 농장에서 고구마를 4시간 캐라고 처방을 하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고구마를 캐는 체험을 하면 심신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처방에 따른 4시간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를 농장주에게 주는 방식이다.

또 말 사육장에서는 처방받은 환자가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퇴비를 치우게 하는 식으로 치유농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속 공원에 도시텃밭을 두면서 새로운 자연친화 문화를 형성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부천시의 여월 농업 공원이 대표적인 사례로, 방치된 여월 정수장을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농업 체험과 공원의 장점을 접목한 도시농업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시흥시에서는 함줄도시농업공원과 배곧생명공원을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직접 가꾸는 시민공동체텃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당수동 시민농장 부지에 공동주택지구가 조성되면서 도시농업공원 내 도시텃밭 대신 근린공원을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갈등을 빗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진욱 대표는 "당수동 시민농장의 부지에 아파트가 건립되는데, 도시농업공원 부지로 유지돼야한다.

물론 텃밭에 관심이 없는 이들은 불편하게 느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도시농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도시농업공원을 온전하게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 당장 눈앞에 필요한 일반 공원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