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선사 등 중국관광객 여행금지 조치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조치(금한령)에 인천의 중국발 크루즈에 이어 카페리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중·일간 외교 냉각기가 관광 타격으로 이어진 사례를 거울삼아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천시와 인천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IPA), 인천관광공사, 인천항 9개 한·중 카페리 선사 등은 6일 중국관광객 여행금지 조치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국의 금한령에 인천항을 찾는 중국 단체여객의 급감이 우려됨에 따른 카페리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관련 정보 공유와 공조체계 마련을 위한 자리였다.

카페리 선사들은 "단체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 정부의 여행상품 중단 조치는 크루즈 뿐 아니라 인천항 카페리 여객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카페리 선사들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A선사는 "금한령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인바운드 시장은 급랭이 확실하다"며 "아웃바운드 시장도 국내여객이 대중국 방문을 기피하면서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여행 시장의 급랭은 5~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관계당국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B선사는 "현재 사태는 중국인의 애국심에 기반한 심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카페리 업계를 중심으로 인천과 중국 주요 카페리 취항 노선 간 민간차원에서 축구나 노인교류 등을 통해 양국 간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처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가 중국 민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중·일간 외교 냉각은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이어져 회복되는데 1년 이상이 소요됐다.

IPA는 2월 말 기준 인천항 입국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전년 대비 약 11% 상승함에 따라 금년도 카페리 여객 전망을 밝게 됐다. 그러나 금한령에 한·중 단체 여행객들의 관광이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금년도 여객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이미 연초 80항차로 예상된 크루즈가 43항차로 반토막 났고, 앞으로 남은 중국발 크루즈 29항차 역시 입항취소가 예상된다.

인천항만공사는 "현재 중국 주요여행사 온라인사이트(취날, 씨트립 등)에 한국 상품 판매가 중지·삭제된 상태"라며 "중국발 크루즈 29항차 입항취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PA 홍경원 운영본부장은 "중국 단체관광객에 편중되어 있던 관광구조를 개별 자유관광 모객 유치로 전환하는 등 관광 상품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중국 정부 정책을 예의 주시하면서 여객터미널 이용객 모니터링 강화 등 기관과 선사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