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내년 예산안이 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돼 '이재명표 성남시정' 운영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성남시의회는 21일 제224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2017년도 본예산 2조6250억원을 의결했다. 이는 올해 보다 2914억원(12.49%)이 증가한 규모다.

삭감한 예산은 예비비로 편입돼 총액에는 변동이 없지만, 233개 사업 항목에서 397억원이 삭감돼 예산운용에 비상이걸렸다.

주요 삭감 내역을 보면 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비 30억원 중 저소득 가정을 제외한 29억원이 삭감됐다.

이로써 3대 무상복지의 한 축인 무상교복을 현행 중학교에서 내년에 고교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는 무산됐다.

성남형 교육지원단 운영비 29억원은 유지됐으나, 학습도우미 운영지원비 2억5000여만원 중 7000여만원이 줄었다. 이 시장 공약이었던 시민순찰대 설치·운영비도 8억1000여만원 중 8억원이 삭감됐다.

체육 분야 12개 사업도 집중 삭감 대상이 됐다.

K리그 챌린지(2부)로 강등된 시민프로축구단 성남FC 운영비는 70억원 중 30억원, 축구센터(클럽하우스) 공사비 50억원 중 20억원이 삭감돼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운영비는 대부분 인건비 명목이어서 선수단 연봉 지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K3 시민축구단 지원비 3억원, 시민체육대회 개최비 6억원, 시청 스케이트장 설치·해체 용역비 4억원 등도 전액 삭감됐다.

대외협력 및 시민화합 목적 행사비도 대폭 줄었다. 대외협력사무소(서울사무소)운영관리비, 남북교류협력사업, 6·15남북공동선언 기념 행사비 등도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장과 부시장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도 18% 감액됐다.

시 집행부와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누더기 예산', '당리당략을 앞세운 보복성 예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시 공무원 내부 통신망에는 "왜 예산안을 올렸나 자괴감이 든다", "일하지 말고그냥 쉬라는 뜻인지", "편파적이고 감정 섞인갑질 삭감", "무능력 공무원 노조 해산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시의회 새누리당 측은 "일방적으로 삭감한 게 아니라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심도 있는 심의를 거쳐 민주당과 합의로 통과시킨 것"이라며 "당리당략, 보복성 삭감 주장은 의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