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3일 `충성메모"" 파문을 일으킨 안동수 법무장관의 후임에 최경원 전 법무차관을 발탁한 것은 이번 파문을 조속히 수습하고 검찰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안 장관의 전격 경질로 `충성문건"" 파문은 43시간의 단막극으로 끝났지만 파문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간 데다 검찰 내부에서도 대국민 신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두된 점 등을 두루 감안한 흔적이 엿보이고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이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순수 법조인 출신으로,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친 최 전 차관을 기용한 것은 전문가에게 법무행정을 맡김으로써 검찰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임 최 장관은 서울지검 특수 2, 3부장과 청주지검, 대구지검 검사장, 대검 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차관 등을 거친 `정통 검찰맨""이다.
 특히 사시 8회 출신인 최 장관이 지난 98년 3월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법무차관으로 발탁돼 법질서 확립과 법무행정 개혁, 인권신장 등에 적지않게 기여한 점도 장관 임명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즉 확실하게 `검증된 인물""을 장관에 기용함으로써 `충성문건"" 파문의 후유증을 완전히 매듭 짓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최 장관은 일선 검사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을 거쳐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법조계 안팎의 신망이 높은 분”이라면서 “공정한 법 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여할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이 최경원 신임 장관을 발탁한 데는 차기 검찰총장에 호남출신인 신승남 대검차장이 내정된 만큼 비호남 출신을 기용하겠다는 지역안배원칙이 거듭 지켜졌다는 분석이다.
 김 대통령은 안동수 장관의 경질을 결심하면서 `비호남, 검찰전문가""를 새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참모들에게 이같은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자료를 올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 신임장관을 기용한 것은 그의 업무 추진력과 결단력 등도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시 8회 출신인 최 장관은 동기인 김태정 전 법무장관이 지난 99년 6월 검찰총장에 발탁되자 검찰조직의 활력을 이유로 스스로 용퇴할 만큼 맺고 끝는게 분명한 인물로 법조계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아왔다.
 이밖에 최 장관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경기고, 서울법대 후배로서 야당측이 `표적사정"" 의혹을 제기할 소지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발탁배경과 관련이 없지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