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차량 없거나 노후화 … 사고 피해 키워
市 '관광버스 화재' 계기 내달중 전체점검
17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버스 정류장. 등굣길에 인천지역을 운행하는 한 시내버스를 탄 A(27)씨는 차량 맨 뒷좌석에 앉았다.

좌석 옆면에는 '비상용 망치. 비상시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 하십시오'라는 안내문과 망치 덮개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망치는 온데 간 데 없고 덮개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이후, 버스 안전 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 인천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총 2328대다. 이 버스들은 현행 자동차관리법 상 내부에 비상망치 4개 이상, 소화기는 2대 이상 설치하게 돼 있다.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시정권고·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고, 정해진 기간 안에 재검사를 받지 않으면 과태료 최대 30만원을 내야한다.

이에 인천시와 각 지자체는 버스운수업체를 대상으로 해마다 1회씩 합동점검을 하고 있다. 차량 내·외부 청결상태, 노선 안내도 부착 상태, 차량 손상 상태, 안전장치 구비 등이 점검 항목에 해당한다.

하지만 점검이 자주 이뤄지지 않는데다 안전 장비의 경우 이용 빈도도 적은편이어서 일부 버스들은 이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버스 안에 비치된 소화기는 겉면이 녹이 슨 상태로 노후화돼 있거나 비상망치는 빈 덮개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 1.5㎏와 3.3㎏짜리 소화기를 각 1개 이상씩 비치해야 하지만, 이보다 적은 0.7㎏짜리 소화기를 두기도 했다.

한 버스 업체 관계자는 "소화기는 교체주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소화기 압력이 떨어져 압력게이지 바늘이 '빨간색'에 닿으면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용 망치의 경우 버스를 타는 학생들이 장난을 친다고 빼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없어지면 새로 가져다 놓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점검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점검을 나가면 소방용 망치나 소화기가 제대로 비치돼 있는지 확인 한다"면서 "이를 지키지 않는 버스는 바로 시정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버스 화재를 계기로 인천시도 시내버스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올 3월에 이미 시내버스에 대한 점검을 벌였지만 추가로 벌일 예정"이라며 "10~11월 중 버스 청결 등 차량 상태 점검을 전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