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택지 개발 영향
도내 신도시 중심 위치
악취 구토 어지럼증 등
인근 아파트 주민 반발
규제 없고 대책도 허술

도심 외곽지역에 있던 화성 동탄 리베라CC 등 경기도내 골프장들이 대규모 택지개발 영향으로 이른바 '도심형 골프장'으로 바뀌면서 소음과 농약 살포에 따른 악취 등의 문제로 지역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분양 초기 조망권 등을 이유로 골프장 인근 아파트를 매수한 주민들이 심야 라운딩에 따른 소음과 빛공해, 마구잡이식 농약 살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고양환경운동연합, 골프장업계에 따르면 고양 일산신도시에 위치한 스프링힐스 골프장이 증설 계획을 발표하자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동탄2신도시 중앙에 위치한 리베라CC가 지난 11일 새벽시간 농약을 살포해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등 도심형 골프장과 주민들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프링힐스 골프장은 고양시로부터 기존 9홀을 18홀로 늘리는 골프장 증설공사 허가를 받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고양환경운동연합 등 43개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시민대책위원회와 스프링힐스 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스프링힐스 골프장 증설로 농약 비산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환경 파괴도 심해질 것을 우려하며 골프장 증설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고문은 "골프장이 증설되면 고양 정수장이 골프장과 불과 300m 이내 거리로 짧아져 골프장의 비산 농약이 골프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골프장 가까이에는 아파트와 학교, 유치원이 위치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프링힐스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고양시의 증설공사 허가를 받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동탄2신도시 중심에 위치한 리베라CC도 골프장 농약 살포와 소음 등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고 있다.

리베라CC가 동탄2신도시 개발 당시 골프장 부지가 수용되지 않아 신도시 중앙에 위치하면서 신규 입주한 골프장 인근 주민들이 심야 라운딩에 따른 소음과 농약 살포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1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동안 농약을 살포, 바람을 타고 인근 아파트로 스며들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구토와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이에 리베라CC측은 주민들의 피해를 접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후속 대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택지개발지구 내 도심형 골프장이 우후죽순 늘어나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골프장 소음과 농약 살포 문제 등에 대한 주민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환경부 고시 '골프장의 농약사용량 조사 및 농약잔류량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골프장 농약사용량 기준은 금지성분만 피하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돼 환경보전문제에 대한 대책이 허술한 실정이다.

특히 도심형 골프장 같은 새로운 골프장 환경 변화에 발맞춘 규제가 없어 억울한 주민 피해만 늘고 있다.

리베라CC 인근 아파트의 한 주민은 "골프장에서 공을 치는 소리가 많이 거슬린다. 또 야간에 조명을 켜고 제초기도 돌려서 소음이 발생해 잠을 못 이룰 때가 있다"며 "최근엔 골프장에서 뿌린 농약이 바람을 타고 날라와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