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청사가 국내건축에 있어서는 가장 권위있는 단체인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제9회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물부문에 입선하였다는 것은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상은 우리 건축의 역사성과 현대성이 구현된 역작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상일 뿐 아니라 인천에서는 불과 단 두개의 건물만이 역대 수상작 대열에 끼어있다는 데서 구청사를 지을 때까지 노심초사하였던 수많은 가슴앓이가 보상받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흡족하다.

 연수구청은 천신만고 끝에 마련한 구민의 보금자리이다. 분구가 되어 지방자치단체로 출범은 하였으나 청사가 없어 이산가족처럼 이리저리 흩어져 업무를 보던 아픈 속사정이야 신설 지방자치단체가 보편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사정인지 모른다. 청사를 새로 짓겠다고 방침을 정하였으나 지정된 부지는 아무리 뜯어 맞춰도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었다. 청사로 지정된 부지가 너무 협소하여 군부대까지 쫓아다니며 부지를 물색하던 중 다행히 구청사부지와 연접한 교육청부지를 적시에 할애 받을 수 있었다.



 첫 삽을 뜨기는 하였으나 정작 어려움은 그때부터였다. 임시청사 앞에까지 몰려와 연좌농성을 하는 인근주민들의 공사방해, 가슴아픈 두 번의 인명사고는 차치하더라도, IMF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자금난과 부정적인 주변의 시각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공사 진행중에 국가부도위기가 닥치자 내부에서도 청사건립을 중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두가 되었고 특히 일부 의회의원들의 중단요구는 집요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이런 시기에 그렇게 크고 화려한 청사를 굳이 지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축소여론이 인터넷과 신문에 날마다 들끓었다.

 갈등과 난상토론을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 한 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도 분명한 운영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해야 했다.



 주위의 따가운 반대를 `이 청사에 대한 것은 나중에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라는 신념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래서 유래가 없는 장기저리로 은행 자금을 빌리고 까탈스런 중앙정부와 의회를 설득하여 기채를 확보하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한번도 사용한적이 없는 에너지 합리화 기금까지 발굴하여 청사를 완성했다.

 준공식을 갖던 날은 유난히 추웠지만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크고 화려하다는 비난은 너무 아름답고 조화와 균형이 맞는 청사라는 아낌없는 찬사로 바뀌었다. 더욱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수상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받아 더욱 기쁘다.

 프랑스 파리에 에펠탑이 건립될 때 도하 각 신문에는 비난기사 일색이었다. 그러나 지금 에펠탑이 파리의 상징이며 프랑스의 상징으로 당당히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누가 진정한 미래의 가치를 보고 건축을 하는가하는 의문의 해답을 주는 것이다.

 이제 연수구 청사는 더욱 아름답고 조화로운 서비스공간으로 또 더 나아가 연수구의 위상과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시설로서 영원히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이룩하기 보다 지켜나가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것이다.

 지면을 빌어 고생을 함께 하였던 직원들과 이러한 훌륭한 건물을 연수구에 남기게 해준 관계공사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