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테니스 도핑 양성반응...마케팅 탁월해 후원 줄지 않을것
▲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 여자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가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에 대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샤라포바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검출된 약물은 멜도니움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새롭게 금지 약물로 등록됐다. /연합뉴스

전 세계 여자 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테니스 선수 마리야 샤라포바(29·러시아)가 8일(한국시간) 약물 사용을 시인했지만 그에 대한 후원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샤라포바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올해 1월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샤라포바는 2015년에만 2천970만 달러(약 357억원)를 번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자 선수 가운데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금액이다.

이 가운데 대회에 출전해 번 상금은 약 395만 달러 정도고 나머지 2천575만 달러에 이르는 금액은 후원사들로부터 받은 돈이다.

대개 운동선수가 약물 추문에 휩싸이면 후원사들도 대거 떨어져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샤라포바는 이번 약물 파문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오리건대 스포츠 마케팅센터 폴 스완가르드는 "샤라포바는 이미지가 매우 좋고 마케팅 능력이 탁월한 선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후원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샤라포바의 서브가 빠르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샤라포바에게 후원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미모 때문인데 그것은 약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AFP통신 역시 "사람들이 왜 나를 원하는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로 아름다움을 파는 것(Beauty sells)"이라는 샤라포바의 예전 발언을 이날 소개했다.

캔디 회사인 '슈가포바'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는 샤라포바에게 이번 도핑 파문이 경제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샤라포바는 올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AP통신은 "샤라포바에 대한 징계는 최대 몇 년간 출전 정지가 나올 수도 있고, 선수의 단순한 실수라는 점이 인정되면 징계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며 "샤라포바가 사용한 멜도니움의 경우 대개 1년 자격 정지가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샤라포바는 또 올해 호주오픈 8강에 올라 받은 상금 37만5천 호주달러(약 3억3천만원)도 반납해야 한다.

샤라포바는 2006년부터 치료 목적으로 멜도니움을 사용해 왔으나 이 약물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의해 올해 1월1일부터 금지 약물로 새로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라포바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올해 1월1일 기준 금지 약물 목록이 이메일로 전송됐으나 샤라포바는 첨부 파일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 테니스협회 샤밀 타르프쉬체프 회장은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당히 어이없는 경우"라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샤라포바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샤라포바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시인해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고, 징계 여부에 관계없이 코트로 돌아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도 샤라포바에 대한 후원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