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이동휘 남동서 교통안전계 경위·순경
영하 15도 출근길 차량 통제 과정 오피스텔 옥상 불 침착하게 진화

칼바람이 얼굴을 할퀴는 날이었다. 몇분만 서 있어도 온몸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추위가 매서웠다.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출근길 차량들마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지난 1월20일 오전 7시 인천 남동경찰서 교통안전계 조승(오른쪽) 경위와 이동휘 순경은 맹추위를 견디며 길병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교통관리를 하고 있었다.

40분이 지났을까. 차량 정체가 조금 풀리면서 조 경위와 이 순경은 잠시 한숨을 돌렸다.

그 순간, 두 경찰관은 화들짝 놀랐다. 사거리 근처의 한 원룸 오피스텔 옥상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칫 대형 화재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두 경찰관은 남동서 상황실과 관할 지구대, 119에 화재 상황을 전파한 뒤 곧장 오피스텔로 향했다. 이동휘 순경은 오피스텔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조승 경위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조 경위는 건물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길을 잡았고, 결국 이날 단 한명도 다치지 않았다.

한 주민은 "출근 준비에 정신이 없어 불이 난 줄도 몰랐다"며 "경찰관이 화재 진압을 하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또 다른 주민도 "한파 속에서 교통관리에 고생하던 경찰관이 연기를 보자마자 달려왔다"면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승 경위는 "당시에는 불을 빨리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을 대피시킨 이동휘 순경은 "경찰은 어느 상황에서라도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며 "언제나 인천시민 곁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