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쇄도산 '보호막' … "안전경영 결정적 기회"

인천 서구의 철강유통기업 세명강업㈜ 강준식 대표는 지난해 거래처로부터 당좌 부도를 맞아 2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 위기에 처했다.
 
해당 거래처인 H사는 70억 대의 연 매출을 달성하고 20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2014년 7월 만기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 됐으며 도산, 폐업 상태로 대표자와 사업장 연락도 두절됐다.
 
다행히 강 대표는 2013년 5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직원의 소개로 가입한 매출채권보험으로부터 2억원을 보상받아 연쇄도산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명강업은 7월1일 구매자 H기업의 보험사고에 대해 신보에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상심사팀의 심사를 거쳐 같은 달 29일 실제 손해 금액의 80%를 지급받았다.
 
당시까지 세명강업이 납부한 총 보험료가 2300만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보험료 대비 약 9배의 효과를 봤다.
 
강 대표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보험을 가입하긴 했지만 실제로 거래처에 무제가 생겨 보험금을 받게 되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매출채권보험 때문에 안전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전부터 특정 업체에 대한 매출 비중이 비교적 큰 데다 거래처가 발행한 어음을 통해 결제를 받고 있던 상황이어서 매출채권 관리와 대비책을 고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다 신보 직원을 통해 매출채권보험에 대해 소개받았고 혹시나 발생할 위기에 대비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한 때의 위기를 넘긴 세명강업은 현재 지역 동종업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이 인천 중소기업들의 연쇄도산을 막는 데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신용보증기금 인천영업본부에 따르면 인천, 부천, 안산, 시화, 시흥 등 관할지역 매출채권보험의 인수실적이 19일 현재 5795억원으로 하반기 목표 8084억원 중 71.7%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중소기업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공적보장제도다.
 
중소기업이 구매기업으로부터 취득한 매출채권, 즉 받을 어움이나 외상매출금의 채무불이행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제조업, 제조관련 도매업서비스업, 지식기반서비스업 등의 기업은 가입이 가능하며 계약자 업체당 3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운영현황으로는 2011년 6조6000억원에서 2012년 6조9000억원, 2013년 13조2000억원, 2014년에는 15조2000억원의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은 보상금 지급으로 인한 중소기업 지원 비율이 수 년째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조9000억원 규모의 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인수실적이 급증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건설업 전·후방 업종인 건설자재·목재·철강·가구 도매 업종 영위기업의 매출채권 보험 가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정책보험 활성화와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연간 매출액 30억원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기업형보험, 설립 5년 미만의 창업성장보험, 현대자동차·SK하이닉스 협력기업체에 대한 동반성장보험, 메인비즈협약보험, 벤처·이노비즈 협약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 출시하며 중소기업 지원의 폭을 넓혔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거래처 부도에 따른 연쇄도산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외상거래 중 거래처에서 대금결제를 하지 못할 때 발생된 손해 금액의 80%를 지급받을 수 있어 흑자도산 등의 연쇄도산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매출채권보험에 가입된 매출채권에 대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이용시 은행의 금리 인하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안전한 외상담보를 확보해 경쟁사에 비해 장기간 외상거래가 가능해져 신규거래처 확보와 기존거래처와의 거래규모를 확대해 거래처 관리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거래처에 대한 전반적인 신용상태를 점검하고 보험 가입된 거래처에 대한 신용도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복잡한 경매절차가 필요한 부동산담보 등에 비해 사고발생 후 대금회수까지 소요시간이 짧고 회수금액도 안정적인 편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미수채권 발생 시 손실보전을 위해 각종투자를 위한 준비금을 사용하거나, 신규대출을 받아야 하는 등 자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회사자산 활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세명강업이 보험금을 지급 받은 거래처 H사는 현대엘리베이터㈜, 롯데기공㈜ 등에 납품을 하고 있던 주차설비, 유동흡입배출장치 제조기업으로, 1996년11월 설립된 후 18여 년간 유지돼온 유망기업이었다.
 
그러나 H기업의 갑작스런 부도로 연쇄도산 위기에 처한 수 개의 중소기업 가운데 신보는 세명강업을 포함한 3개의 업체에 매출채권보험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업체당 평균 1억3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 받았으며 이들 모두 현재 정상 영업 중이다.
 
한편 지난 5월부터 본격 시행된 금감원 및 은행연합회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은행이 외담대 거래 약정을 체결할 때 매출채권보험에 대해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돼있다.
 
또한 보험에 가입한 기업에 대해 외담대 금리를 우대해 납품기업이 매출채권보험을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매출채권보험 가입은 신용보증기금 인천신용보험센터 및 인천본부 관내 11개 영업점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상담문의는 032-450-1541로 가능하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