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4>

신격호 회장의 퇴진 이후 롯데그룹에 대한 비난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에 있는 정체불명의 회사가 롯데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기형적인 회사구조로부터 과연 롯데그룹이 일본 회사인지 한국 회사인지 모르겠다는 것으로까지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60년대에 우리나라에 진출해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성장을 거듭해 온 기업에 대해 비판의 화살이 갑자기 제기되는 것도 정상적은 아니다.

▶강남에 신축 중인 롯데의 초고층 건물에 대한 의혹도 강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역대 공군 참모총장 등 공군의 지휘부가 유사시에 서울공항의 작전에 결정타를 줄 수 있다며 반대해왔던 것이 MB 정부에서 타결된 것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신격호 회장의 필생 사업을 MB 정부가 무리하게 허가해 주었다는 것이다.

▶인천지역에서도 롯데그룹의 지역공헌도가 다른 기업에 비해 현격히 낮은 데 비해 상술은 얄팍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신세계 인천점이 매년 약 7억원의 사회공헌 활동비를 쓰는 데 비해 롯데 인천점이 밝힌 지난 2년간 기부금액은 7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인천에 롯데그룹은 계양산에 골프장 건설을 위해 수년째 인천시와 대립하고 있으면서 인천의 노른자 땅인 종합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쇼핑타운을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창업해 한국에 진출한 롯데의 병폐는 일본의 좋은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대기업 관행을 한국에 이식했다는 데 있다고 본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토지 투기와 부동산 사업을 벌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시설이나 기관이 있던 도시의 핵심 지역을 공략하고 매입해 상업시설로 뒤바꿔 놓은 것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할 과제다. 전국의 주요 철도역을 복합 역사(驛舍) 개발이란 미명으로 백화점과 마트를 입점 시키고 철도 승객들의 승차 과정을 복잡하고 피곤하게 만든 것은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할 숙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유통업과 호텔업 진출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에 복합 역사 개발을 제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도까지 가서 철도 승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업은 제발 접었으면 한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