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멀지않은 도시 스이토시가 10여년전 문화도시를 표방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던 일이 있다. 당시 스이토시가 7년간에 걸친 야심적 구상에 기초한 예술관을 세우겠다는 공표와 동시에 건축에 나섰던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방도시 마다 있었던 다목적의 건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목적이라면 언뜻 듣기에 편리한 것으로 여기기 쉬우나 콘서트홀이나 연극무대 등으로 활용하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때였다.

 이에 착안해 스이토시는 한 학교의 부지에 각각의 전용 콘서트홀과 극장 미술관을 세워 전체적으로는 음악 연극 미술의 3대예술을 총괄하는 종합예술관을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1990년에 맞이하는 시제 100주년 기념사업으로서의 예술관 건립에는 총공비 103억엔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비틀리는 모양의 심벌타워가 세워지도록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화도시로의 평가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관리를 맡을 예술인들의 유치 역시 파격적이었다. 시장의 삼고초려의 예로 초빙한 음악평론가가 관장으로 취임했으며 국제연극제를 주관한 경험의 연극인 등이 각 부분을 담당할 책임자가 되었다. 또한 외국인 배우이며 연출가가 참가하는 전속극단이 조직되고 향토인만이 아닌 도쿄는 물론 세계를 향해 문호를 개방 국제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정작 부러운 점은 앞으로의 예술관을 기획운영하는데 매년 시예산의 1%를 지출키로 했다는 사실이었다. 하나의 예술관 운영에도 시예산의 1%가 투입 된다는데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지 비교할만하다.

 흔히 지역문화라면 빈약하고 미숙한 것으로 치부한다. 문학이고 미술이고 등단하면 서울로 진출해야 하고 그래서 지역을 지키는 예술인들을 주눅들게 한다. 그러나 한나라의 문화는 다양한 향토성이나 전통성에 기틀하여 존립한다. 곧 지역문화는 중앙문화의 고향이요 뿌리이다. 지역문화 없이 중앙문화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지역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위해 지역문화인들의 분발이 긴요하고 행정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올 해가 "지역문화의 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