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로 불리는 아이들 체험교육으로 희망 일궈

 일반학교에서는 적응할 수 없는 아이들, 도저히 보편적인 제도권 고교에서는 공부할 수 없는 아이들, 그래서 찾아온 학교. 제도권에서는 「대안학교」라 부르고 「대안학교」에서는 「특성화고교」라 소개하는 특별한 학교.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화산리 야트막한 야산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두레자연고등학교」가 바로 그 학교이다.

 두레자연고교는 지난 99년 3월 기존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학생 등을 대상으로 자연현장 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주로 실시하는 특성화 대안학교로 시작한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명을 정원으로 하는 첫 해 1학급, 다음해에 2학급 그래서 총 학생수가 60명에 교사가 12명에 불과한 초미니학교이나 학교 규모로만 이 학교를 평가한다면 몰이해의 극치를 치닫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이유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로 새 지평을 만들어 가는 전령사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문제아를 정상아로 만드는 위험한(?) 모험을 하기 위해 모험적인 학교를 운영하는 듣기에도 생소한 대안학교의 개념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 학교의 입시요강에는 어김없이 중학교 성적 및 기존 상벌은 전형요소에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삽입하고 있다.

 물론 학생 선발권은 절대적으로 이들을 지도할 교원들의 몫이다.

 한신교 교장은 한마디로 이 학교를 「끝도 시작도 없는 학교」라 단언한다.

 전학생과 교사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이 학교는 아침 7시30분부터 교육을 시작해 새벽 1시에 취침하는 정말 끝도 시작도 없는 교육내용을 가지고 있는 학교다.

 수업일정에 맞춰 획일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론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선택한 시간대에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중심의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울긋불긋한 머리에 슬리퍼를 신은 학생들이 자유로운 자세로 수업을 받으며 수업시간에도 자유롭게 교실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열린교육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 때면 전교직원과 학생이 중국 연길로 이동수업을 훌쩍 떠나가 그곳에서 민족혼을 배우고 스스로의 자아관을 형성해 나가는 기회도 갖는다.

 지난 여름방학에도 중국 연길에 마련된 2백만평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 체험학습을 하고 백두산 인근에서 북의 탈북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동족애를 느끼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 고구려 수도 집안시와 청산리 전투 격전지를 방문해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몸소 체험하고 대륙에 대한 웅대한 광개토대왕의 원대한 포부를 함께 호흡했다.

 최대한의 자율이 보장되지만 책임과 의무는 꼭 지켜야 하는 교육내용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실시되는 학생 공동자치회는 교원들의 학생지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한다.

 주된 내용은 주말에 집에 가서 월요일에 오지 않고 화요일에 돌아온 학생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흡연구역 이외의 지역에서 흡연했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등 학생들 스스로 상벌의 범위를 정한다.

 벌은 돼지막사 똥치우기, 설거지 하기 등 학생들 스스로 정해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학생들 자신이 생활 범주를 설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학년 이모군(17)은 『우리는 결코 문제아가 아니며 현실과 꿈이 괴리하는 사회에서 잠시 또다른 내일을 차분히 설계하는 기회를 갖고자 원하는 평범한 학생들일 뿐』이라며 『두레자연고교가 그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위실과 울타리가 없는 학교. 그래서 위태롭게 보이지만 희망과 내일이 보이는 학교, 두레자연고교는 특성화고교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학교라는 평가와 함께 그 반석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