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와(金蛙)와 멸종위기 금개구리, 인천
금와(金蛙)와 멸종위기 금개구리, 인천
  • 김진국
  • 승인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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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구 인천녹색연합정책위원장

얼마 전 제9호 태풍 '찬홈'이 인천앞바다를 지나갔다.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다시 제11호 태풍 '낭카'가 북상중이란 소식이다. 물 폭탄 맞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좀 더 비를 원하고 있다. 42년만이라는 기록적 가뭄 때문이다. 봄부터 계속된 가뭄에 대통령까지 나서 강화도 논에 물을 뿌렸지만 마른 장마가 이어져 가뭄 해갈은 아직이다. 그동안 태풍 피해가 적지 않았는데 또 온다는 태풍을 반기기까지 하는 눈치다.

金蛙, 금와는 동부여의 왕이다.

부여왕 해부루는 늙도록 아들을 얻지 못하여 명산대천으로 기도하며 후사를 구하러 다녔다. 그러던 중 곤연(鯤淵)이라는 연못가 돌 밑에서 금빛개구리 모양의 아이를 발견하였다. 하늘이 점지한 자식이라 생각하여 데려다 키웠고 후에 부여의 왕이 되었는데 이가 금와왕이다.

곤(鯤)은 북해에 살고 있다는 전설 속의 물고기로 때가 이르면 붕(鵬)이라는 새가 되어 구만리를 날아간다. 왕이 된 후 금와는 하백의 딸 유화부인을 만나고 유화는 알을 낳는다. 이 알에서 한반도뿐 아니라 드넓은 만주까지 차지했던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탄생한다. 이것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이규보의 동명왕편이 전하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부여 금와왕과 고구려 주몽의 탄생설화이다. 불(佛)·법(法)·승(僧)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에도 자장율사와 금개구리 이야기가 전한다. 금개구리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설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Korean Golden Frog, 금개구리의 영명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밝은 녹색의 등에 눈가에서부터 엉둥이까지 두 줄의 연한 갈색 융기선이 있어 금줄개구리라고도 부른다. 점프력이나 먹이잡이의 정확성이 다른 개구리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멍텅구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행동이 느리다보니 뱀이나 새 등 천적에 쉽게 노출되고 심지어 농촌에서는 닭의 먹이로 이용되기도 했다.

6월경 짝짓기하는 금개구리는 암수 모두 울음주머니가 잘 발달되진 않았지만 예전에는 밤에 논 수로에서 나가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쪽!쪽!'하는 금개구리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화학비료와 농약사용, 기후변화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고 논과 습지 등 서식지도 개발로 많이 사라졌다.

멸종위기2급야생동물, 대한민국 환경부가 달아준 금개구리의 또 하나의 스펙이다.

인위적 또는 자연적 요인으로 인하여 절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보호·관리를 법으로 정한 야생동물을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라 한다. 한때 세종특별자치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만마리의 금개구리가 보금자리를 옮겼다는 뉴스가 화제였다. 그런 금개구리를 인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1984년까지 천연기념물 제257호로 철새도래지였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540만평의 청라지구는 한때 우리나라 최대의 금개구리 서식지였다. 그러나 고층의 빌딩 숲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청라에서 금개구리 서식지는 심곡천 하류의 짜투리 습지 1만여평이 고작이다. 드넓은 땅에서 자유롭게 살던 금개구리들이 강제로 집단이주한 습지도 얼마 전부터 공사장이 되었다.

인천과 김포를 잇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직선화된 경인고속도로의 연결도로공사로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위한 영구보존 습지가 두 동강 나버렸다. 남동구의 서창지구, 계양구의 서운산업단지, 부평구의 삼산4지구 등. 인천의 금개구리 서식지는 개발 중이거나 개발예정지로 인천의 금개구리들은 이미 강제이주했거나 이주당할 처지이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 양서류들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양서류들은 피부호흡을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따뜻해지면서 곰팡이가 개구리 몸 표면에 발생하면서 호흡곤란으로 개구리가 죽음에 이른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3의 양서류가 멸종되었고 개구리의 개체수는 2~5%밖에 남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온 상황이다.

주몽이 유리를 태자로 정하자 소서노는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미추홀(인천)과 위례(서울)를 개척하고 백제를 세웠다. 비류가 개척한 인천의 이야기는 고구려 주몽을 거쳐 부여의 금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결국 인천의 뿌리는 붕이 날아오르는 곤연의 금와에까지 닿아있는 것이다. 서식지가 계속 사라지고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금개구리 금와는 설화 속 주인공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환경운동가이며 인천시민으로서 246종의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금개구리가 조금 더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가는 이유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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