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한 줄 읽기-DP-개의 날]
한국 군대 문제를 다룬 화제의 만화 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청년 암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데뷔작 <아만자>로 오늘의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신인만화가 김보통 작가의 신작이다.

정기간행물에 연재되며 독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은 탈영병을 잡는 군인,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 DP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대한민국 군대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1권은 주인공 안준호가 DP 신분으로 탈영병을 쫓으며 탈영병 개개인의 문제를 통해 군대의 실상을 직시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은 군 시절 헌병대에서 차출되어 DP로 활동했던 김보통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작가의 모습이 투영된 안준호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내무생활을 하기 싫어 DP 제안을 달갑게 받아들이지만 탈영병을 쫓고 잡는 과정 속에서 점차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의 부조리에 눈뜬다. 작품에서 이야기하듯 대부분의 탈영은 "게임 한 판 더 하고 싶어서, 술 한잔 더 하고 싶어서" 휴가 복귀를 미루다 발생한다. 군번줄까지 차고 찜질방에서 자다가 잡히고, 피시방 접속 기록으로 추적을 당하는 등 '탈영'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와 어울리지 않게 어이없이 덜미를 잡히는 과정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은 범죄 아닌 범죄인 탈영의 실상을 도망친 탈영병의 시선과 그를 쫓는 DP의 시선, 두 가지 관점으로 펼쳐진다. 구타와 언어폭력, 가혹행위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탈영병은 어쩔 수 없이 도망친다. 같은 사병 신분인 DP는 선임병의 폭력과 상관의 책망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탈영병을 잡으러 동분서주한다. 안준호는 "누군가를 죽이지 않기 위해 도망친" 탈영병을 체포해 돌아가며 말한다. 가혹행위를 한 자들은 처벌받겠지만 그뿐, 누군가는 다시 탈영을 할 거라고.
김보통 지음, 씨네21북스, 264쪽,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