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아파트 녹지의 화두는 역시 남동구 구월주공아파트 단지다. 5천7백30세대가 사는 구월주공은 9천여세대가 입주해 있는 서울 잠실주공 등에 이어 국내에서 5번째로 큰 아파트 단지다. 물론 인천에서 최대의 규모다.

 5층짜리 121개동이 서 있는 규모 만큼이나 구월주공의 녹지 또한 탁월하다. 가령 「인천의 자랑거리」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듯 싶다.

 아파트가 들어선지 20여년이 된지라 구월주공의 단지내 녹지는 인천지역 아파트 녹지 역사 그 자체다.

 시늉만 낸 듯 단지의 외곽에만 녹지시설을 갖춘 대부분의 다른 아파트와 달리 구월주공은 단지안에도 울창한 숲과 같다.

 일부 단지안의 녹지는 나지(裸地)상태를 드러내 보이고 있으나 수목의 식생상태는 뛰어나다.

 수령 30년이상의 벚나무와 메타세콰이어 등 여러 수종이 단지와 단지사이를 장식하고 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사방에서 시민들이 몰려 벚꽃놀이를 즐길 만큼 벚나무는 울창하다.

 그러나 구월주공의 재건축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구월주공의 녹지가 수난을 겪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최근 구월주공 재건축조합이 구성돼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막상 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들어가면 지금의 수려한 녹지는 어떤 형태로든지 생태교란을 받는 건 뻔한 일이다.

 수익성을 따지는 사업자는 지금보다 용적률을 높일테고, 그러다보면 녹지면적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면 거추장스런 나무는 다른데로 옮겨질테고, 이에 따라 나무는 생육에 지장을 받는건 당연지사다.

 「구월주공의 녹지를 그대로 살리면서 재건축을 했으면…」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그래도 받아들여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