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이 6년 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을 참배하는 모습은 어떠했을까.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김 주석 묘역 참배는 지난 6·25전쟁 때 필사적으로 싸운 두 나라가 「화해」를 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될 것이므로 단순히 호사가들만의 관심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쉽게도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은 모습은 자세히 보도되지 않았다. 이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를 종합해 볼 때 올브라이트 장관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 주석에게 「경의」를 표시한 것, 즉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미국의 대표적 통신사인 AP의 경우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일성 주석에게 『경의를 표시했다』(paying her respects to the late Kim Il Sung)고 간단하게 처리했지만 경의를 표시한 사실만큼은 기사 도입(리드) 부분에서 주요하게 처리했다.

 AP는 올브라이트 장관 일행이 금수산 기념궁전에 이르기까지의 장면과 그 건물전면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Leader Kim Il Sung is always with us)는 커다란 간판이 부착돼 있다는 모습까지 보도하고 건물 내부에서 이뤄진 「참배」 장면은 더 이상 전하지 않았다.

 다만 이 기사 리드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이 『월요일에 고 김일성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북한 방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보도는 좀 더 상세하다. 이 통신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조명록차수에 대한 「예방」이 일정에 올라 있었고 이 「예방」은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이뤄졌다. 이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한 미 고위관리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일성의 시신 앞에 잠깐 머물렀을 뿐 화환도 증정하지 않았다. 그냥 잠깐 시신을 바라봤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측은 조명록 차수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금수산기념궁전에 조 차수의 사무실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설명은 약간 궁색하기는 하지만 미국내 여론과 북측에 대한 예우 등의 양측면을 고려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북측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금수산기념궁전 방문이 이뤄진 뒤 수 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미국무장관이 금수산 기념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주석을 영생의 모습으로 높이 모신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23일 미합중국 국무장관 매덜레인 K.알브라이트가 수행원들과 함께 주석께 경의를 표시하였다. 국무장관과 수행원들은 생전의 모습 그대로이신 김일성 주석께 삼가 인사를 드리었다』고 보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