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조각의 만남 「한글 새김전」이 29일까지 여주군 강천면 목아박물관 야외조각전시장에서 열린다.

 모두 30여점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회는 한글 창시자인 세종대왕의 능이 이곳에 있기에 더욱 그 의미가 깊다.

 「한글 새김전」과 같이 한글을 이미지화 한 조각 작품들이 한데 모인 전시는 이번에 처음 이루어진 것. 조각작품의 소재를 나무와 돌 두가지로 단순화했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한글 탄생의 모태가 된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소재로 다양하게 이미지화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말(단어 등)을 조형화해 반추상적 조각작품으로 완성시킨 것도 있다.

 낡은 타이어의 동그란 모양은 우리말의 기본인 동시에 태양을 의미하기도 한다(아리랑-해는 동에서 뜬다·박찬갑作). 높이 2m의 나무에 「ㄱㄴㄷㄹㅁㅂㅅ」을 음양각 등 다양한 기법을 써 조각한 작품 「한글의 뿌리를 찾아서(박찬수作)」는 마치 한글을 지켜내려는 정승처럼 보인다.

 박우택은 한글 만큼이나 우리 민족과 밀접한 「아리랑」이라는 단어를 율동미 넘치는 목조각작품으로 창조해냈다. 비자나무 특유의 우윳빛 색감과 오방색인 청·홍이 어우러져 세련미를 더한다. 박우미의 「한글과 조형」은 한글자음인 ㅇ과 ㅁ을 소재로 한 작품. 돌로 커다란 동그라미를 만들고 그안에 작은 네모를 파낸 형상에서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우리 말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목아박물관 박찬수 관장은 『외래어를 사용해야 유식한 행세를 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한글의 우수성은 시들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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