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축제의 많은 경우가 그 지역의 주민이나 일반 불특정 다수를 위한 축제라기 보다는 해당분야의 예술인들을 위한 축제에 그치고 있다.

 그러면 예술인들 자신은 이러한 축제를 진정한 축제, 그 자신들에게 해방감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부정적인 답을 듣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는 국내의 많은 공연예술축제들이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점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으로써는 공연예술축제는 해당 분야의 예술인들이 즐거워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자연 발생적이라 할 수 있는 옛날의 축제에서는 준비하는 그룹과 향수하는 그룹의 구분이 명확치 않음에 비해 요즈음의 축제들은 그 구분이 보다 명확하다. 향수그룹이 즐겁지 못한 축제는 기본적으로 생명력이 없는 축제로 언제 그 막이 내려질 지 모르는 일이며, 준비그룹이 즐겁지 못한 축제는 내부에 항시 불만과 분란이 많아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모든 공연예술이란 그 자체가 향수그룹을 즐겁게 해 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공연예술축제에서 남은 문제란 준비 그룹인 공연예술인들에게 얼마나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는가 뿐이다. 또한 공연예술인들이 향수 그룹이 되는 공연예술축제라면 더욱 공연예술인들의 즐거움은 그 축제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기에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공연예술축제는 공연예술인 스스로가 즐거울 수 있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국내의 공연예술축제는 무엇보다도 공연예술인들을 준비그룹으로 삼는 축제로 만들 것인지, 향수그룹으로 삼을 것인지를 결정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공연예술인들이 향수그룹에 머무를 경우는 그 축제의 규모가 작아져서 공연예술축제라기 보다는 공연예술인 잔치에 가까워 지기 마련이다. 이에 비하여 예술인들이 준비그룹인 경우는 향수그룹을 일반 불특정 다수로 삼는 비교적 규모가 큰 축제가 되기 쉬우며 따라서 자칫하면 예술인들의 즐거움은 도외시 되기 쉽다.

 준비그룹으로서의 예술인들에게 있어서 무엇 보다도 중요한 문제가 있다면 이는 자발적 참여장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 참여 자체가 즐거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는 예술인들의 긍지감을 높이고 또 최소한 축제기간 동안만이라도 예술인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예술인들만의 전용 시설들(라운지, 클럽하우스, 휴게실 등)을 비롯하여 공연예술인들만을 위한 특별 공연이나 워크숍도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 예술인들의 토론기회나 지도자들의 미팅 등도 필요하고 특정 분야인들 만의 모임(분장사들, 무대기술인 등)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예술인들의 참여 규모 역시 참여의 자발성을 높여 주는데 관계 한다. 자기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축제에 빠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공연장 외에서의 공연도 공연예술자들에게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예술인들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비전문분야의 경연프로그램, 축제 중 취미활동 동아리 활동 등도 즐거움을 높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공연예술인들이 즐거워 질 수 있는 공연예술축제는 흔들림이 없이 발전할 수 있으며, 동시에 향수그룹인 일반 시민들에게도 더욱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