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미흡함으로 지역 문화예술계는 물론 시민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인천세계춤축제」가 오는 14일 개막됩니다.

 축제 개최는 기정사실화된 만큼 철저한 사후평가만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뛰어난 기획력과 참신한 아이디어, 문화예술 각 분야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 문화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기획가 강준혁씨(스튜디오 메타 대표)가 본보에 글을 보내왔습니다.

 축제 혹은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행사는 어때야 하는가를 다룬 이 글이 인천세계춤축제 관계자는 물론 시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리라 판단해 3회에 걸쳐 싣습니다.

 요즘 들어 어떻게 하면 축제를 성공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을 점점 더 자주 받게 된다. 그만큼 축제도 많아졌을 뿐 아니라 의욕적으로 출발한 많은 축제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또한 새로이 시작되는 축제들은 시민, 군민위안 잔치의 틀과 범위를 벗어나고 싶어하며, 따라서 축제의 주제도 관광, 특산품, 체험, 문화 등 다양해져 가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이러한 축제들의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출발함을 보게 된다.
 첫째는 조직구성에 관한 것으로서 논의 구조와 실행구조의 개념이 명확치 않은 점이다. 논의 구조가 간결하고 명료하게 드러나 있지 않고 2중 3중으로 짜여진다면 자연 관계자들끼리는 의견상, 감정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게 되며 그만큼 시간과 예산의 낭비가 많아지게 된다. 논의 구조가 후원구조나 자문구조, 그리고 명예구조 등과 명확히 구별되어져야 함은 물론 그 구성원의 숫자도 모든 사안의 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범위로 축소 시킴이 효율적이다. 반면 실행구조는 업무의 분담과 외부인력의 효율적 사용, 논의구조와의 연결 등이 고려되어져야 한다.
 둘째는 초기작업의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축제의 주제와 방향정립, 프로그램의 기획, 조직구성 등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분야이다. 이는 음악축제라 하여 음악가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장기적인 안목의 결핍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축제를 아기 키우듯 차근차근 키워 나감으로써 그 지역인이나 관계자들에게 공동의 즐거움과 긍지감, 그리고 성취감을 주겠다는 마음보다는 그 성과를 탐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축제들이 전문적인 중장기플랜을 세움에 인색한 것도 같은 이유로써 이는 축제 관련자들의 비문화적 심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나친 관료주의나 상업주의에 빠져 공익성의 회복, 집단이기주의와 지역적 배타성의 극복이 이루어지 못하면 어떠한 축제도 크게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축제들이 한 해 한 해를 준비함에 급급하기 때문에 5년이나 10년 후에 그 축제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 있어야 바람직하며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 금번의 축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인 발전을 위해 중장기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는 점은 축제를 거듭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점일 것이다. 중장기 마스터플랜의 작업은 예술인들과 기획전문가들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 짐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한 재원 확보가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예술축제에서의 테마는 참가하는 예술인들에게 있어서나 관람객들에게나 모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예술인들은 테마를 통해 작업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테마가 다른 형태로 구현되는 모습을 타 예술인들로부터 볼 수 있게 되어 표현의 폭을 넓혀갈 수 있게 된다. 관람객들 역시 테마를 통해 그 축제의 인상을 더욱 짙게 가질 수 있으며 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된다.
 또한 축제 자체는 앞으로의 방향 설정이나 프로그램의 폭을 넓혀 나감에 있어 테마와의 관계를 생각치 않을 수 없게 되기에 더욱 튼튼한 축제를 다져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결과물을 기록화, 음반화, 영상화함에 있어서도 용이해 질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