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는 연중 공연과 전시가 풍성하다. 반면 주변 거리는 온통 음식점이 포진, 문화예술인들이 오가며 사랑방처럼 들를 수 있는 공간하나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언제나 공연이 있는 공간」을 내걸고 최근 문을 연 카페(구월3동 수협사거리, 수협 건너편 지하 1층) 한 곳이 눈에 띈다. 「카페 떼아뜨르 규호」, 굳이 뜻을 풀어보면 극장식 카페 정도다.

 주인공은 인천의 대표적 클라운마임 아티스트 최규호씨와 돌체소극장 대표 연극인 박상숙씨 부부.

 『정예화된 공연장이라기보다는 여러 해프닝이 펼쳐지는 공간입니다. 무대를 작게 꾸민 것은 그만큼 섬세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다분히 프로적인 아티스트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죠. 고 추성웅 선생이 생전에 운영했던 공간이 표본이 됐습니다.』 10년 전부터 구상해왔던 것을 드디어 열게 됐다고 부부는 감상을 전했다.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튜디오. 한켠에는 60년대풍 이안 리플렉스와 사진관에서 볼 수 있는 카메라, 첩보원들이 사용함직한 소형사진기, 그리고 요즘의 웨딩포토용까지 다채로운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벽 한면을 창문으로 장식했다거나, 또다른 벽면은 아무런 장식 없이 흰벽면(이유는 가난한 화가가 작품을 내걸고, 원한다면 판매도 이루어지는 간이 화랑격으로 사용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이라든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가족들이 함께 와서 음식이나 차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친화적인 장소가 궁극적인 컨셉입니다. 예술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인생과 작품을 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더할 수 없겠지요.』

 부부가 가장 고심한 부분은 역시 무대운용. 이른 저녁시간은 이들을 위한 「페밀리타임」이다. 클라운마임 아시스트답게 최씨가 피에로로 분장, 곡예라든가 비누방울 묘기 등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공연은 9시 이후.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를 초대, 재주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시간이다. 또 낮시간에는 흘러간 팝과 재즈, 성인들을 위한 동화구연과 시 낭송으로 채워, 정서가 있는 공간을 연출하겠다고 밝힌다.

 이미 지난 4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집시 연주자 「그레고」를 초청, 음악인형극으로 첫 무대를 끊은 바 있다. 내년 1월에는 영국 컨트리송 가수 「저스틴」이, 2월에는 일본의 퍼포먼스 엔터테이너 「J」가 각각 공연을 펼치기로 예정돼 있다. ☎422-0049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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