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2010년 이후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 기록
마스크 미착용 시민, 옷깃·목도리 입가리기 부심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 질환·DNA 손상 주의를"
▲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뒤덮은 23일 계양구 작전역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모래가 잘근잘근 씹히는 게 느껴질 정도로 황사가 심한 것 같아요."

23일 오전 7시쯤 주안역 남광장 인근.

희뿌연 황사 먼지가 하늘을 가득 메운 것도 모자라, 차량 위로 누렇게 쌓여있었다.

역을 빠져나오는 시민들은 먼지를 막기 위해 성급히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옷깃과 목도리 등으로 입과 코를 막기 급급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시민들은 맨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빠른 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하는 모습이었다.

차량에서 뿜어져 나온 매캐한 매연과 황사 먼지가 뒤섞여 호흡을 힘들게 하는 탓에 버스 정류장 주변에 서 있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에도 황사에 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최모(38)씨는 "황사특보가 내려졌지만 심하지 않을 것 같아 마스크를 안 썼는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6시 기준 서해 5도와 강화·옹진군 등 인천 전역에 발효됐던 황사 경보는 오후 1시 기준 황사 주의보로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계속되고 있는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오후 5시 기준 백령도 미세먼지 농도는 983㎍/㎥까지 올라갔으며, 같은 날 오전 0시 기준 강화군 미세먼지 농도는 1037㎍/㎥를 기록했다.황사 경보가 내려지는 미세먼지 기준치 800㎍/㎥를 넘어선 것이다.

최근 백령도와 강화군에서 기록된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지난 2010년 11월11일 각각 1664㎍/㎥, 1272㎍/㎥였다.

기상대는 황사의 발원지로 확인된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에서 강풍대가 형성됨에 따라 추가 발원을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5년만에 최악의 황사가 이어짐에 따라, 전문가들을 시민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황 교수는 "황사는 가벼운 호흡기 질환은 물론, DNA 손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외출시 반드시 황사 마스크 등을 준비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 미세먼지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원 기자·양준호 인턴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