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인천에서 시작한 최초의 역사-26.짜장면
청국 노동자 간편식 우리입맛 맞춰
▲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짜장면박물관' 의 상징 조형물. /사진제공=인천시 중구청
인천경철청이 최근 졸업식 뒤풀이로 행해지는 일탈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예방활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졸업생들이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쓴 채, 모자와 교복을 찢고 심지어는 깜짝 나체쇼까지 벌이는 '일탈(逸脫)'에 경찰이 제동을 건 것이다.

바야흐로 현대판 세시풍속의 하나로 자리 잡은 '졸업식' 시즌이 돌아온 것을 경찰청의 걱정으로써 실감한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강당이나 운동장에 모여서 숙연히 졸업장을 받아들고, 애틋한 송별사와 답사에 울먹였던 옛 졸업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앨범, 졸업장 통, 꽃다발 등을 가슴에 앉고, 학교를 떠나가는 아쉬움을 달래며 운동장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졸업식 의례의 하나였다.

그렇게 인화(印畵)되었던 크고 작은 기억들이 이제는 빛바랜 사진첩 속에서 학창시절의 따듯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 하나 거쳐 갔던 의례가 '짜장면 먹기'였다.

인근 짜장면 집은 졸업식 날 늘 만원이었다.

몇몇은 유명하다는 시내 중국집으로 원정 가기도 했지만 북새통을 이루기를 마찬가지였다.

온 가족이 호사를 누리기라도 하듯 시켜 먹었던 것이 '짜장면'이었다.

추억의 '국민식(國民食)'인 짜장면도 '인천 최초'의 하나다.

수년 전, 그 탄생지가 인천이라는 역사적 연고를 기려 중구청에서 옛 청요리집 공화춘 자리에 '짜장면박물관'을 개관했는데, 지역 박물관 중 관람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유명하다.

'짜장면'의 원조는 중국 산동성. 1883년 개항 직후 인천의 청국 노동자들이 먹었던 간편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 국제적 먹을거리다.

중국산 '작장면'에 미국산 '캐러멜'을 첨가해 첨착성을 높이고, 일본산 단무지 '다쿠앙'을 곁들여 국제화했다.

한국인의 일상을 대표하는 명품 디자인의 하나로 꼽힌 '철가방'과 주 재질이 금속 계통인 한ㆍ중ㆍ일 3국의 중간 크기인 젓가락도 후세에 전해질 생활문화유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등지에 진출해 영업 중이다.

/조우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