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백 두드리며 하나 둘 …

몸매 만들기 "즐거운 비명"
과거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같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인기를 끌었던 복싱.

 90년대 들어 시들해지는 듯 하더니 요즘 신세대 사이에서 다이어트 방법의 하나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바로 권투의 기본스텝과 훈련방법을 응용한 복싱다이어트가 그것이다. 땀을 흘려 살을 빼는 확실한 다이어트인 만큼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복싱체육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여고생과 20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해 매일 1시간씩 줄넘기는 물론이고 기본 스텝에서 팔을 앞으로 뻗어 치는 원투동작까지 연습한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몸도 가벼워져 한달에 적어도 4㎏ 이상은 너끈히 빠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영화 「록키」의 남자 주인공이 했던 혹독한 훈련만큼은 못하지만, 살이 쑥쑥 빠질 정도의 운동량은 된다는 것이다.

 과거 복싱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여성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외국에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복싱다이어트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빠르게 확산돼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니다.

 인천 남구 도화동 금강복싱체육관 김광호 관장(57)은 『남성들과 똑같이 땀을 흘리는 지옥 훈련인데도 여성들은 뒤떨어지지 않고 열심히 훈련한다』며 『이런 훈련들은 살을 뺀 후에도 몸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인천복싱체육관 김성윤씨(39)도 다른 다이어트보다 복싱다이어트가 여러가지로 여성에게는 좋다고 강조한다. 첫째, 무리한 금식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먹을 거 다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라는 것. 그래서 폐활량도 늘어난다. 둘째, 샌드백을 치며 매일 운동을 하다보면 다이어트는 물론 호신용으로도 그만이다. 셋째, 힘든 훈련을 받는 동안 자신을 이기는 법도 알게 되므로 그야말로 일석삼조라는 얘기다.

 여기에 뒤질세라 킥복싱도 젊은 여성들에게 더불어 인기상승 중이다. 복싱과 달리 다리도 함께 쓰는 운동으로 다리에 붙은 살을 빼는데는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쪽 뒤꿈치는 들고 다리를 앞으로 뿌리듯이 차는 킥복싱 동작은 다리를 곧고 예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킥복싱 선수들은 대부분 다리가 곧게 뻗어있는 호리호리한 체형들이 많다고 정우체육관 김두형 관장(32)은 말한다.

 정우체육관의 경우 20여명의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킥복싱 기본기를 배운 뒤 심화훈련까지 신청, 여성들 사이에서 킥복싱이 인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복싱체육관은 가난한 선수가 배고픔을 이기고 잘 살아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키워가는 곳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건강을 유지하기위해 애용하는 스포츠 클럽으로 변모된 듯하다. 이 운동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가격부담도 적은 편이라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경기자〉 eklee@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