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문화발전 견인 위해폐교를 미술관으로 개조
 오는 23일 심은미술관 개관기념 「새천년 한국예술 강화」전(12월30일까지)을 여는 심은미술관 대표 전정우씨(53·서예가). 고향 강화의 모교 강후초등학교(강화군 하점면 이강리 357·☎933-0964)가 폐교되자 수천만원의 사비를 털어 전시공간으로 꾸미고 자신의 호를 따 심은미술관이라 이름붙였다.

 그것은 20여년 가슴에 담아두었던 오랜 꿈이었다.

 『역사·문화유적지가 많아 역사의 고도라 불리지만, 정작 강화는 문화예술분야가 너무 낙후돼 있어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젠가는 고향 문화발전을 위해 일해야지 하다가 올 초 모교가 폐교된다는 말을 듣고 그곳을 빌려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밀 생각을 한 것입니다.』 교실은 크고 작은 전시실과 문화교실로, 운동장은 정원으로 꾸미고, 길을 넓히는 등 공사에 매달린지 3개월여. 비로소 이번주 토요일 개관기념전을 갖게 됐다.

 시골의 낡은 교사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점도 드문 일이지만,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개관기념전에 참가할 작가들의 면면이다. 서양화 한국화 서예 문인화 등 각 장르 원로·중진·중견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앙화단의 작가 164명이 그의 열정에 감동해 대거 작품을 낸 것이다. 지난 18일 그를 만나기 위해 찾은 서울 인사동 「심은서실」은 그를 격려해주기 위해 몸소 작품을 들고 방문한 원로·중진작가들, 그들로부터 받

아놓은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는 알만한 이는 다 아는 국내 서단의 중진작가다. 87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비롯해 각종 공모전의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전국 각지 후학들이 그의 문하에서 실력을 기르고 있다.

 『미술관은 제 것이 아니라 인천 강화사람들의 것입니다. 강화 문화발전을 이끄는 미술관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 좋은 전시 많이 기획해 열겠습니다.』 그는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문을 열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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