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UST 건설환경공학과 KICT 환경연구실 교수
요즘같이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날씨가 더울 때는 자연히 물에 손이 가지만 추운날씨에는 수분보충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늘한 날씨에 지속적으로 운동하면 탈수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동으로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면 차가운 공기가 폐로 들어올 때, 이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면서 좀 더 습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폐가 부지런히 일을 하게 된다. 이러한 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 주어야만 한다.
물은 생명수이지만 소화력도 높이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키며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체중을 감량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WHO에서는 건강을 위한 하루 물 섭취권장량으로 1.5~2ℓ를 제시하고 있다. 그럼 물을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을까? 조금씩 자주 나누어 마시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물한잔은 밤동안 쌓인 몸속 노폐물을 제거해 주는데 탁월하며, 잠자기 30분 전에 마시는 물 한잔도 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특히, 병원에 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유없는 두통이나 아픈 몸(피곤/집중력 부족/불명증/아토피)의 증상은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해서 일어나는 체내전해질 불균형에 의한 것이 많다고 종편TV에서 실험해서 보도된 적도 있다.

우리들은 '먹는물로 어떤물을 마셔야 할까?'라는 의문점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생수(Bottled Water)를 안전하고 건강한 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비싼 돈을 들여서 생수를 구입해야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일까? 깨끗하고 건강에 좋은 물을 저렴하게, 선택해서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참 드문 것 같다. 값싸고 건강에 좋은 물은 바로 우리 가정에 공급되는 깨끗하고 맑은 수돗물이다. 수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수돗물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K-water 및 일부지자체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법률에서 정한 58개 항목보다 월등히 많은 250개 항목 이상의 세밀한 수질검사를 거쳐서 각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전달되고 있다. 법률적인 검사항목은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의 전과정은 글로벌 물안전계획(WSP;Water Safety Plan)을 적용하여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용과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단순한 사후관리 차원을 벗어나 사고발생 전에 미리 문제점을 진단, 개선하는 한 차원 높은 관리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수돗물의 생산과정관련해서만 보아도, 탄소발생량의 경우 일반 생수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친환경적이다. 이는 1인이 하루 2ℓ의 물을 1년간 수돗물로 마실경우 생수를 구입해 음용할 때 보다 어린 소나무 51그루를 더 심는 효과와 같다. 비용적인 측면만 보아도 수돗물의 1ℓ당 생산원가는 약 1.4원으로 생수보다 무려 380배 이상 저렴하다. 수돗물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건강을 지켜주는 경제적인 물인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유지를 위한 인체 5대 필수영양소 중 하나인 미네랄(Mineral)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체의 성장과 유지, 체내의 여러 생리기능을 조절 및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물질인 칼슘(Ca), 철(Fe), 나트륨(Na), 칼륨(K), 마그네슘(Mg) 등 미네랄의 수돗물 내 함유량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일부생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우리 인체에 건강한 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안전하고 깨끗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균형있게 포함된 물'이 바로 수돗물인 것이다.
수돗물홍보협의회에서 실시한 2013년도 수돗물 만족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돗물 직접 음용비율은 5.4%에 불과하다. 영국이 70%, 미국이 56%, 일본이 47%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수돗물 음용을 무조건 기피하기 보다는 건강한 수돗물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찾아서 보다 낳은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