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산업화 과정을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천대 받아온 농업, 그러나 예측 불가한 기후변화, 바이오에너지와 기능성식품 수요확대 게다가 폭발적 인구증가 등에 힘입어 농업은 미래 인류의 생존을 책임질 보고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짐 로저스는 '미래의 확실한 투자처는 농업'이라고 말하고 있고, IT산업의 거목인 빌게이츠는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여 공공이익을 위한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였다. 최근 이 재단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매년 초 공개하는 '연례서한'을 통해 "지구촌 인구의 15%인 10억명이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라고 식량안보에 대해 언급하며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빈곤과 곡물가격 폭등, 기상이변 등으로 말미암은 세계 식량위기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한 벼,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종자를 개량해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제2의 녹색혁명' 재현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각 분야의 세계적인 지도자들까지도 발 벗고 농업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유는 식량안보위기가 현재보다 미래에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2050년이면 세계인구가 90억명 선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식량창고인 세계 농지면적과 생산량은 계속 줄고 있고, 기후변화로 농업생산량의 증대도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필요한 곡물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요 가축은 거의 100% 수입 곡물을 먹여 키우고, 식용밀가루 수입량이 쌀 생산량의 절반에 가깝다. 여기다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 쌀시장 개방 등 현재 우리의 농업이 위기의 현실 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극복해 온 저력이 있다. 과거에 극복하면서 얻은 기술. 기법을 바탕으로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와 CT(Culture Technology) 등과 융합하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농업의 가능성과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귀농· 귀촌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 강화와 늘어나는 농업인 후계자,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한 농업 활성화 육성정책도 나오고 있다. 또한 연구개발 분야 특히 바이오그린21 사업, 골든씨드 프로젝트와 다부처 유전체 사업 등을 통한 농업생명공학분야의 지속적 투자로 관련분야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져 농업을 미래를 위한 보고로 만들어 오고 있다. 한 예로 올해는 추석이 9월 초순으로 38년 만에 가장 이르게 찾아와 추석 물가 걱정이 컸다. 그러나 표준 작물보다 일찍 꽃이 피고 성숙되는 조생종 과일 품종의 지속적인 개발 덕분에 충분한 공급으로 물가가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미래의 불안한 식량안보에 대비해 적극적인 투자로 기술개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농업이 바로 우리를 위한 미래의 보고이자 성장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업생명공학이 힘을 더해 큰 주춧돌의 역할을 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