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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시안게임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을 때, 이웃나라 일본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비록 수년째 아시안게임의 2위 자리를 한국에 내주고, TV, 컴퓨터, 핸드폰, 냉장고, 조선, 철강 등에서 국제 경쟁력을 잃은 지는 오래지만, '철도' 부문에서만은 어림없다는 기세였다. ▶대부분 국가주의에 종속돼 있는 일본 매스컴들은 작심하고 그를 통해 국가적 자존심의 날을 세우듯 했다. 당연히 보도해야 할 아시안게임 소식은 뒷전이고, 온통 '신칸센'뿐이었다. 작년 8월 차세대 자기부상식 신칸센 개발에 성공한 후, 이를 가시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형 신칸센은 기존의 최고 속도인 270㎞를 순식간에 돌파해 최고 속도인 시속 500㎞를 유지했다고 한다. 시속 120㎞를 전후해서는 주행 모드가 자기부상으로 전환돼 철로 위를 10㎝나 떠 달리는 한편, 종합사령실에서 원격 제어하기 때문에 기관사도 없다는 등 자랑이 대단했다. ▶지난달 17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 고속철을 이용해 세계 철도사의 신기원을 이룩할 도교와 나고야(286㎞) 구간을 40분 만에 잇는 '리니어 중앙 신칸센'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 속도라면,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293.1㎞를 40분 만에 달리는 '꿈의 고속철'이 실현되는 것이다. ▶중국도 그에 질세라 고속 경쟁에 뛰어들어 시속 500㎞의 초고속 주행 능력을 지닌 실험용 열차(CRH 380A) 개발에 성공했음을 이미 2011년에 발표한 바 있다. 대충 계산해도 443.35㎞인 인천(청라)서 부산(남포동) 간의 거리를 50분대로 좁히는 것이다. ▶재작년 우리나라의 '해무-430X'도 과거의 최고 시속 300㎞에서 352.4㎞를 내 3년 안에 시속 500㎞를 돌파하는 고속철 개발 계획에 긍정적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고속철의 시속 500㎞ 시대가 곧 열릴 것은 불문가지이다. ▶유정복 시장이 '인천발 KTX' 개통을 위해 남경필 지사와 'KTX 조기 추진 업무 협약식'을 맺었다고 본보가 그제 보도했다. 이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지인 인천의 위상 제고와 함께 산업·관광 진흥과 인천국제공항의 국내외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