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로=연합】 사우디 아라비아 파드 국왕의 증산 추진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유가격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또다시 크게 상승,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33달러선을 넘어섰다.

 뉴욕상품시장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이날 배럴당 33.32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58센트 급등했다. 이날의 뉴욕 유가는 지난 3월7일 34.13달러까지 치솟아 9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거의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석유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62센트 오른 31.98달러에 달해 배럴당 32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기준유가 역시 29일 전날보다 15센트 오른 31.37달러로 집계돼 12일째 증산한계선인 28달러선을 웃돌았다고 빈에 있는 OPEC 사무국이 30일밝혔다.

 이날 국제 유가는 파드 국왕이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에게 유가안정을 위한 증산 문제를 OPEC 회원국들과 협의하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곧 강세로 돌아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파드 국왕의 증산 추진 지시에 구체적인 물량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우디의 증산 목표가 하루 50만배럴선에 그칠 것으로 분석돼 유가가 강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에도 하루 50만배럴 증산을 주장했으나 OPEC 회원국들의 반발로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최근의 유가 상승에도 불구, OPEC 의장인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석유시장의 공급은 부족하지 않으며 유가 폭등은 석유소비국들의 높은 세금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을 방문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30일 OPEC에 증산을 단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