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화·개성의 고려역사유산과 남북교류를 논의하는 학술포럼이 열려 눈길을 끈다. 지난 30일 강화고려역사재단이 개최한 '강화·개성의 고려역사유산과 남북교류'는 매우 유의적절한 시기에 열리는 학술대회로 보인다. 북한이 엊그제 동해상에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열린 행사라 더욱 그렇다.

이번 학술포럼은 오는 9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간에 개최할 '2014 강화·개성 고려유물유적 사진전'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지역과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선 강화·개성의 고려문화와 통일시대, 개성의 문화유적과 그 현황, 통일시대 대비 강화·개성지역 문화재 관리방안, 인천의 남북교류 활성화와 강화·고려사, 남북화해시대의 역사교육과 체험 중심의 고려역사 교육 등이었다. 이들 주제발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단어는 '남북교류'와 '통일'이다. 박종기 대표는 인사말에서 "21세기는 이념과 지역의 장벽을 넘어 다양성과 개방성, 역동성이라는 새로운 가치와 시대정신을 요구한다. 한국사에서는 고려시대 역사와 문화의 대내외적 성격이 여기에 가장 부합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시대를 위한 남북간의 동질성 인식은 우리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강화와 개성은 500년 고려역사의 찬란한 유산이 간직된 공간으로, 양 지역을 매개로 한 역사교류는 남북이 하나의 역사공동체임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를 통해 이번 학술회의가 통일의 교두보로 삼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번영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출범은 학술·문화·역사 교류를 통한 통일을 위한 작은 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통일을 하면 막대한 통일비용이 들고 남북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격차로 사회문제가 심각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더 큰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통과의례다. 박근혜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혔듯이, 통일은 결국 대박을 가져올 우리 민족의 여전한 염원이다. 정치적 해결은 요원하므로 앞으로도 학술대회, 문화교류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통일에 다가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