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예총 '예술인천 14호' 발간 … 수묵 화업 집중조명
▲ <예술 인천 14호> 한국예총 인천광역시연합회 110쪽 8000원
인천예총이 발간하는 종합문화잡지 <예술인천> 14호가 나왔다.
'영혼을 맑게 하는 예술지'를 표방하는 <예술인천> 14호는 커버스토리로 화가 우문국을 다루고 있다.
조우성 시인은 '지역문화 일궈낸 고여 우문국 선생'이란 글에서 박물관, 문화원 등을 맡으며 서양화에서 출발해 수묵의 세계로 귀의한 우문국 선생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중앙 화단의 영예를 마다하고 끝까지 인천을 지킨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조우성 시인은 자신의 글에서 고여 선생의 화업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1917년 1월 황해도 벽성군 대차면 강정리에서 태어난 고여는 청운의 꿈의 품고 중국 상해로 간다. 거기서 평생의 예술적 동반자인 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을 만나 서로에게 결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다. 아호 고여조차 검여와 짝을 이루도록 지은 것이었다.

1946년 검여와 함께 귀국해 한동안 검여의 집에 기거한 그는 같은 해 7월 부평동 미군휴양소 수예실의 통역 겸 미술부 책임자로 취직했고 1947년 서북청년회 부평지구 위원장에 취임하며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는 미술평론가 석남 이경성 선생이 어렵게 문을 연 '시립 우리예술관'에도 자주 발걸음을 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대공투쟁을 벌였던 그는 인천상륙작전 뒤 11월 문총 인천지부 부회장으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이후 은성다방 시절 등을 거치며 평생 중앙 화단을 마다한 채 인천에서 화가로, 문화예술계의 리더도 살았던 우문국 선생에 대해 조 시인은 "야인적 유유자적한 기질과 기성 질서에 대한 자유로움이 몸에 밴 베레모의 고여 선생과 더불어 50~60년대를 풍미했던 인천의 문화예술계 선대들의 아스라한 풍모를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고 회고한다.

고여의 친딸인 우선덕 소설가는 '그리운 아버지'란 글을 통해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의 글에선 자식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 예술을 향한 열정, 고향 이북에 두고 온 실향민으로서의 슬픈 아버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상갤러리, STORY'에선 김미옥, 양의석 등 12인의 글을 볼 수 있으며, '투데이 클릭'에선 고춘과 구인숙이 각각 '극단을 찾아서(피어나)'와 '아벨서점과 배다리 시 낭송회'란 글을 게재했다. 또 김주성의 '인천무용제, 전국무용제 그리고 무용예술의 소통화 화합'이란 글과 김학균의 인천이야기 '인천의 교육 시발점, 영화(永化)도 눈에 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