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마리공원' 한적한 곳 위치 술판·다툼 등 빈번 … 주민 불안호소
4일 오후, 인천 연수구 연수1동 '마리공원'.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이지만 이곳에 모인 청소년들은 상관없다는 듯 잡담에 여념이 없다.

남녀 짝을 지어 벤치에 앉아 있거나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는 이들의 모습에 긴장감이나 주변을 의식하는 듯한 기미는 찾을 수 없었다.

밤이 되면 학생들은 더 많이 몰린다. 술판을 벌이거나 잦은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내 주민들의 소중한 쉼터가 돼야할 '마리공원'이 청소년들의 탈선현장으로 탈바꿈된 지 이미 오래다.

공원 화장실은 이같은 상황을 역설하고 있다. 평소 학생들이 교복을 사복으로 갈아입는 장소로 이용되는 공원 화장실의 일부 문은 철재로 만들어져 있다.

아이들이 자주 문을 부수거나 뜯어놔 연수구청이 하는 수 없이 마련한 방책이다.

하지만 아직 철문으로 교체되지 않은 다른쪽 화장실 문은 난폭하게 부숴져 있었고 문고리도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원 장애인 화장실에서는 학생들이 잠을 자기도 한다. 아예 이불을 싸들고 공원으로 오는 가출 청소년도 늘고 있다.

인근 주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저녁이 되면 담배피고 술 마시는 학생들로 공원이 말도 아니지만 괜한 해를 입을까 뭐라 하지도 못한다"며 "큰 사고라도 날까 겁이난다"고 불평했다.

청소년이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는 공원이 비교적 눈에 띄지 않아서다. '함박마을 주차장' 위에 마련된 이 공원은 골목길을 지나다 일부러 위를 올려다보지 않으면 공원이 있다는 것 조차 알기 힘들다.

한적한 곳에 위치해 사람이 잘 다니지 않다보니 이곳은 으슥한데다 안락한 느낌 마저 준다.

경찰은 일단 방범 강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장지혜기자 (블로그)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