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빙하기 인천, 피할수 있나
2 경제구역 불패신화, 영원한가

분양가 3배까지 호가이후 매매 없어 '뚝 … 뚝' 거품빠지는 소리뿐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침체가 '불패신화'를 이어온 인천경제자유구역에까지 미치고 있다. 관심이 집중됐던 인천 논현 한화 '에코메트로 3차' 아파트의 대규모 미달 전부터 이미 송도와 영종, 청라의 아파트 시장에선 침체가 시작됐다.
분양가의 3배에 달하던 '호가'는 자취를 감췄고 최근 2~3년 새 갈수록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다. 송도만 예외일 뿐 미분양도 이젠 일상적인 일이 됐다. <관련기사 3면>

● 6억원 → 4억원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값의 표준으로 통하는 A아파트 전용 85㎡형(33평). 2002년 1억9천90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 직후부터 올라 2006년엔 5억5천만~6억원 대의 호가가 형성됐다. 하지만 실거래가 시작되면서 값이 계속 떨어졌다. 21일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통계와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확인해보니 이 아파트 85㎡형의 지난 달 시세는 4억원이었다. 9층을 기준으로 지난 3년 간 실거래가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7월 5억5천500만원이었다가 이듬해 7월 4억7천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1월엔 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이 시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단지 대부분에서 매매가 하락
인근의 B아파트 전용 85㎡(32평)의 상황도 비슷했다. 역시 거래가 가장 많았던 9층의 실거래가가 2007년 6월 5억7천만원에서 2008년 7월 4억8천만원, 지난해 4월엔 4억4천5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상대적으로 시세가 높게 형성됐던 C아파트 전용 102㎡(40평) 역시 최근 2년 새 1억원 가량 값이 빠졌다. 18층 기준 2008년 11월 실거래가는 7억5천만원이었다. 이게 2009년 6월 6억8천만원, 올해 3월 6억5천만원으로 떨어졌다.
2005년 분양된 D아파트 전용 102㎡(38평)의 실거래가는 10층 기준 2008년 5월 5억9천만원, 12월 5억원, 지난해 4월 4억1천만원으로 낮아졌다.

● "더 떨어질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분양은 처음 시작된 2005년부터 '청약전쟁'을 방불케할 만큼 크게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7년 분양한 3개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9.5대 1이었다.주택형별로 100대 1이 넘은 경우도 있었다. 이 열기는 최근까지 이어져 올해 1월 분양된 송도 '롯데캐슬'과 '한진해모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평균 20대 1과 22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양 이후 일상적인 거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향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 시세가 분양가의 몇 배 수준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616가구 규모인 C아파트의 경우 2006년부터 4년 간 단 20가구만 거래됐다. 공급이 없으니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송도국제도시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년 동안 시세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뛰었지만 과대평가된 부분이 많다"며 "지금처럼 거래가 안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승환기자 (블로그)todif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