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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먼 장묘문화 개선
아직도 먼 장묘문화 개선
  • 승인 2010.04.12 00:00
  • 수정 2010.04.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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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우리의 전통적인 장사문화는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 형태로 1년 동안 여의도 크기가 묘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절반은 무연고로 버려진 채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다. 좁은 땅에 태어난 것도, 가진 재산도 없어 억울한 데 내가 선택 할 곳은 한줌의 재가 되어 자연과 함께 해달라고 자식들에게 부탁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난 지도 벌써 70년이 지났지만 너무도 아쉬움만 남고 그간 내가 뭘 했는지 알 수 없으며 이곳저곳 둘러봐도 난 아직 노인축에도 젊은 축에도 낄 수 없는 위치에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라고들 하고 있는 요즘, 죽기도 힘든 세상 그 많은 노인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2003년도에 뜻을 함께 하는 나를 포함한 60세 이상의 노인 18명이 장묘문화 개선모임을 갖고 부천역 등에서 캠페인 활동을 하던 중 2003년 부천시에도 추모공원이 들어선다는 소식과 함께 추모공원조성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자처하게 됐다.

추모공원 조성소식에 일부 지역주민 과 인근 서울 구로구 온수동 주민들의 반대 속에 소송에 이르게 됐고 추모공원 조성에 이상없다는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님비현상은 아직도 뿌리 깊이 남아 있다.

외국은 시내 한가운데 화장장이 들어선 나라도 많은데 그래도 부천시는 산속에 그것도 지하에 최첨단 시설로 설치하고 지상에는 푸르름이 넘치는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담당하는 중앙부처에서조차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하지도 않고 있다.

너무도 답답해서 국민감사청구도 했지만 담당부서에서 검토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어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하니 누구를 붙들고 하소연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할 뿐이다.

죽음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데 화장시설은 제자리 걸음이다 보니, 장례시설이 없는 부천시민은 타지역 화장장을 찾아 20배의 돈을 내고도 원하는 시간에 화장을 할 수 없고 봉안도 화장한 곳에서 할 수 없어 김포, 강화, 화성 등의 사설 시설을 찾아야 하는 신세다.

인근 지역 화장장 예약이 어려워지면서 3일장을 치르기 위해 춘천, 홍성 등 지방으로 원정 장례를 떠나거나 심지어 4~5일장을 치러야 하는 현실은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죽는 것도 서러운 데 죽으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아픔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결국 누구나 필요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지역에는 무조건 반대하는 님비현상과 공직자들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지역 님비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꼴인 것이다.

장사시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사항으로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그 지역주민들에게 적극 권장하여야 할 사업임에도 부천시가 어렵게 추진하려는 것을 정부가 발목을 잡는 희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장장이 없어 많은 시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언제까지 기다리고, 협의를 하여야 할 것인지, 과연 누가 이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을지 이러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장례를 치르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신 시신을 모시고 이리저리 화장장을 찾고 있는데 5년째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고 끌고 있는 국토해양부에 새로운 변화와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님의 화장유언으로 SK그룹은 세종시에 500억원 사업비를 투자하여 화장장, 봉안당 등의 종합장사시설인 은하수공원을 건립해 사회에 기부했다. 이젠 장사시설이 기피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사랑하는 가족과 부모를 보내는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한 성숙한 지혜가 모아질 때 우리의 사회는 더욱 밝고 행복해 질수 있을 것이다.
 
/김재곤 부천시 추모공원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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