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농구가 금세기 마지막이 될 통일 화합의 한마당을 만들었다.

 현대 남녀팀과 북한의 우뢰(남자)·회오리(여자)팀은 23일 현대아산과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주최로 잠실체육관에서 개막된 통일농구대회 첫날 혼합팀 경기에서 「단결」과 「단합」으로 혼합팀을 구성, 승패를 떠난 진한 형제애를 나눴다.

 1만5천여명의 관중들은 남북 선수들이 손을 맞잡고 입장하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으로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고 경기가 시작되자 팀 구분없이 열띤 응원으로 통일을 염원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대회가 농구 경기를 떠나 남북 체육 교류의 시작이 되고 남북 협력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자 경기에서는 이상민(현대)-박천종(우뢰)의 단합이 강동희(기아)-리명훈(우뢰)의 단결을 141대138로 이겼고 3개월전 평양에서 만났던 여자 경기에서도 현대 진성호 감독이 이끈 단합이 회오리 김명준 감독의 단결에 133대125로 승리했다.

 남북의 선수들은 친선 경기답게 수비보다는 외곽슛과 속공, 골밑 돌파, 3점슛 등 공격적인 플레이로 우의를 다지며 맘껏 기량을 과시했다.

 1천 어시스트 금자탑을 세운 강동희는 리명훈 등 북한 선수들의 득점을 도왔고 리명훈은 골밑과 3점, 덩크 등 전천후 슛을 자랑했으며 박천종도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력을 보였다.

 「주부 스타」 전주원은 빠른 드리블과 패스로 권은정(이상 현대)과 김영미(회오리)의 득점을 도와 단합의 승리를 이끌었고 단결의 리명화는 슛 정확성은 떨어졌으나 돌파력이 돋보였으며 같은 팀 장용숙과 변용옥(이상 회오리)도 눈에 띄었다.

 세계 정상의 평양 교예단은 경기 휴식시간에 환상적인 묘기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김윤규 현대 아산 사장은 이날 오전 잠실체육관에서 1시간20여분간 회동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남북 선수들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인 대항경기(현대-우뢰, 현대-회오리)를 갖는다.

 한편 일부 관중들은 남북 단일팀이 구성될 때 사용되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들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특히 평양 교예단이 공연을 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깃발을 흔들며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