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권익 찾기 '생활협동조합'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은 2007년 2월 부평 장애인복지관 강당에서 조합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열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소비자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소비자는 생협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 원산지 정보나 유통과정 등을 확인하고 마음 편히 소비활동을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소비활동을 주도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 스스로 권익을 찾아 나서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시장구조를 만드는데 의미가 있다.

생협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유기농산물 직거래 사업,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 등을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고 있다.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들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생협을 통해 힘을 모아 해결할 수 있다.

생협의 형태는 다양하다. 현재 우리나라 생협의 대부분은 주로 제품구입과 가공, 배급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의료와 목욕탕, 주택 등을 조합원들이 함께 쓰기도 한다. 조합원의 여유자금을 다른 조합원에게 대부하는 금융생협도 있다.

생협은 소비자운동이면서 지역공동체 운동이기도 하다. 지역공동체 운동은 지역의 문제를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본의 횡포나 공급자 중심의 시장구조 등 자본주의의 모순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농촌 지키기 운동, 마을 지키기 운동, 생태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풀뿌리 운동이라 불리는 지역운동은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라의 근본을 바꾸는 시작점이다. 지역운동을 통한 시민참여는 시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고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생활협동조합의 좋은 예로 의료생협이 있다.

먹거리생협이 믿음직한 먹거리 거래 환경을 만들듯 의료생협은 믿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의료생협은 의사가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의사와 주민이 함께 건강권을 지키는 구조로 바꿔가고 있다.

2007년 4월 평화의원 의사가 부개동교회에서 지역노인 20여명을 대상으로 노인건강검진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몸이 아플 때 막연히 의사의 도움을 구하기보다 건강할 권리를 행사하는 존재가 된다. 본인이 먹는 약의 이름과 부작용 여부, 진료 비용 등에 대해 설명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는다. 의사가 제안하는 진료를 받을지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아플 때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프지 않을 때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생협은 의료와 복지를 더해 지역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복지를 실천한다. 조합원들은 질병의 예방과 조기발견, 교육과 훈련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다.

의료조합은 여기에 지역공동체 정신을 더해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에 나선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노인을 비롯해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이종만·김연식기자 blog.itimes.co.kr/mal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