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멋 개량 한복
이틀 후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다. 오랜만에 도회지에 흩어져 있던 가족,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 설빔은 어떤 것으로 할까. 올 설에도 아이들 설빔으로 개량한복이 강세다. 전통한복보다 몸가짐이 편하고, 평상복처럼 입는 생활한복보다 고풍스러운데다 실용성마저 갖추고 있어 아이들 설빔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설연휴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복 기획전을 열고 있는데다 설연휴 때만 입고 돌려주는 대여점도 성업하고 있어 이젠 부담없이 한복을 입을 수 있다. 인천 동구의 중앙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한복거리'와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근 웨딩거리 등이 비교적 싸고 디자인 좋은 개량한복을 만날수 있는 곳. 물론 시내 곳곳에서도 인천한복의 명성을 유지해온 '인천 한복'과 '단 한복' '마깃고리' 등 유명 한복집과 전국 체인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수무강 한복집' 등이 적지 않다. 가격은 남·녀 전통한복이 4만원에서 20여만원선으로 다양하고, 개량한복은 4만원에서 10만원으로 전통한복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아동한복은 2∼4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고풍스러움과 실용성을 함께
올 설에는 고름이 짧고 저고리가 긴 개량한복 스타일이 유행이다. 짧은 고름과 긴 저고리는 아이들이 입고 활동하기에 편하고, 평상시 입는 옷과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아 아이들 설빔으로 제격이다.
아예 고름을 없애고 단추를 단 제품들도 인기다. 고름을 없앤 대신 원단을 뭉쳐 단추를 만들어 착탈이 편하고, 여아용 한복은 뒷지퍼를 이용해 아이 혼자서도 입고 벗기에 편하게 디자인한 것들이 대세다. 그런 만큼 평상복으로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격은 원단에 따라 5만원부터 20만원선으로 다양하다.
가격이 좀 비싸다면 대여점을 찾는 것도 좋은 지혜. 설빔으로 입고 평상시에는 자주 입지 않게 되는 한복이니 만큼 싼 가격으로 각종 한복을 대여하는 한복집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천 남구 주안동에 있는 한복대여점 '만수무강 한복'에서는 어른 2명과 아이 2명 등 가족 4명이 입을 한복을 빌리는데 16만원이면 충분하다.
'어우동','칠색단','곤배자' 등의 다양한 한복 대여 브랜드를 갖춘 이 집에서는 어른 6만원, 아이 2만원으로 연휴동안 한복을 빌려주고 있다.
대여가 잘되는 개량한복의 색상은 남아 한복은 대추색, 남색 등 고급스런 색상이, 여아 한복은 노란색, 분홍색, 보라색 등 화사한 색상 등이다. 장식도 화려해져 치맛단에 꽃 자수가 놓이거나 동정에 털 장식이 달린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느낌을 살려주는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금상첨화다. 아얌, 댕기, 복주머니 등의 액세서리는 한복 맵시를 살려준다. 손뜨개 가방이나 모자, 신발 등 보온성을 강조한 소품들도 활용도가 높다. 아예 머리의 매듭 장식을 머리띠 헝태로 만들어 사용이 간편하고 평상시에도 착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한복 싸게 파는 곳
인천 중구 경동웨딩가구거리 언덕에서 배다리를 거너 바로 좌회전하면 동인천역사에 이르기까지 196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중앙시장 한복거리를 만날 수 있다. 전통 및 개량한복에서부터 생활한복까지 취급하는 한복전문점이 무려 50여곳이 성업중이다.
전문 재래시장인 만큼 가격도 유명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하고 고급원단으로 맞춤도 가능해 설연휴를 앞두고 성수기를 맞고 있다. 이곳도 개량한복이 대세이나 전통한복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은 곳이다.
신일주단 김기창(70)씨는 "유명 브랜드 매장이 많이 생겨 손님이 예전같지 않지만 원단을 믿을 수 있어 그런지 설연휴를 앞두고 조금 나은 편"이라며 "맞춤한복의 경우 15만원부터 30만원까지 고가의 제품도 적지 않지만 개량한복의 경우 7∼8만원이면 괜찮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용도 3만5천부터 7만원선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아동 한복은 어떻게 사야 하나
아동한복은 호수로 사야 하는데 1호부터 15호까지 나와있다. 아이의 몸에 딱 맞는 한복을 구입하고 싶다면 구매 전 대략적인 사이즈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
여아 한복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등길이와 화장, 총장의 길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등길이는 뒷목뼈에서 허리까지의 길이를 말하며, 화장은 뒷목뼈 중앙에서부터 손목까지의 길이, 총장은 뒷목뼈에서 발목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특히, 화장을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는 뒷목뼈 중앙에서 어깨까지의 길이를 먼저 잰 뒤, 어깨에서 팔꿈치까지, 팔꿈치에서 손목까지의 길이를 재면 된다. 남아 한복 구입시에는 총장 대신 바지길이를 재야 한다. 허리고무줄이 들어간 부분에서부터 발목까지의 길이를 재면 된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이들의 키를 생각해서 요즘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아이템 한복'도 있다.

▲한복 세탁은 어떻게
한복은 구김이 잘 가 요즘 유행하는 개량한복에는 보통 폴리에스테르 등의 혼방 제품이 많다. 폴리에스테르 원단 한복은 처음 1회는 꼭 드라이크리닝을 해야 한다. 이후에는 손세탁을 하면 되는데 손세탁 시에는 미지근한 물에 울 세제를 풀고 잠시 담근 뒤 비비지 말고 흔들어서 세탁하도록 한다.
표백제 효소세제는 사용하면 안되며, 기름때가 묻었을 땐 주방세제를 이용해 얼룩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다림질은 최저 온도로, 엷은 천을 먼저 깔고 해야 천이 눌지 않는다.

/박주성기자 blog.itimes.co.kr/j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