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나
교통대란의 해결법으로 경전철이 대두되고 있다. 용인시는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대중교통시스템인 경전철 공사를 벌였다. 이에 질세라 의정부와 광명, 고양 등 도내 많은 도시에서 경전철 착공 또는
사업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옥교통'의 해법으로 떠오른 경전철.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경전철은 가까운 미래에 교통대란을 해결하는 '효자'가 될 수 있을까. 다가오는 '경전철 시대'의 첫 사례로 기억될 용인 경전철을 현 상황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구길역
동백역
시청 용인대역
운동장 송담대역
▲ 왜 경전철인가.

미래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전철은 포화상태에 이른 도로용량과 급증하는 자동차 등 현대 '교통지옥'의 해법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전철은 기존의 지하철 같은 중전철(重電鐵)과 반대되는 의미의 '가벼운 전기철도'라는 뜻이다.
지하철과 대중버스의 중간 정도의 수송능력을 갖춘 대중교통수단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 대중교통수단으로 부상한 경전철은 무인자동운전 시스템으로 인건비가 지하철의 50%고, 운영비도 적게 들어 다른 대중교통들보다 저렴한 운임을 기대할 수 있다.
고무바퀴로 돼 있어 저소음과 저진동으로 승차감이 좋고, 배기가스와 같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지상의 도로 교통체증에 영향을 받지 않는 노선으로 이동시간을 단축한다는 점과 수송능력이 버스와 지하철보다 높다는 것도 '경전철 시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같은 장점때문에 세계 많은 나라가 일찌감치 경전철을 도입했고, 특히 공항연결수단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르웨이의 오슬로, 홍콩, 미국 유타주(州)의 솔트레이크시티, 일본의 교토 등이 그 사례다.
도내 한 도로교통 전문가는 "경전철은 버스와 자동차처럼 도로를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과 달리 막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적게 된다는 점 등 많은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승객수요를 따라 노선을 결정할 경우 오히려 이동시간이 늘어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각 지자체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용인 경전철, 어디까지 왔나
도내 추진 또는 검토중인 경전철 사업은 무려 15개 노선에 이른다. 그러나 이중 공사를 시작해 개통이 현실화 된 경우는 용인 경전철 뿐이다.
이같은 이유로 용인 경전철은 국내 첫 사례로 전국의 각 지자체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용인 경전철은 민간자본 투자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부천시가 정부와 시 재정을 투입해 지하철 7호선의 연장선으로 경전철 공사를 벌이면서도, 용인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용인은 다른 지자체들과 차별화된 방법으로 이 사업을 추진, 많은 이들이 공사진행과 개통까지 작은 것 하나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 경전철 공사는 2004년 7월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2005년 11월 실시계획 승인과 기공식을 시작으로 2년여간 진행되고 있다.
총 사업비 6천970억원이 소요되는 공사로 민간사업자가 전체비용의 57%인 3천973억원을 투자하고 국비 1천44억원(15%), 도·시비 1천43억원, 개발 분담금 910억원(13%)이 투입됐다.
현재 공사는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주축이 된 민간컨소시엄 '용인경전철주식회사'가 건설사업을 시행, BTO(Build Transfer Operate)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은 시가, 관리운영권은 사업시행자인 용인경전철주식회사가 30년간 갖게 된다.
노선은 총18.40㎞로 구갈-강남대-지석-어정-동백-초당-삼가-시청·용인대-명지대-김량장-운동장·송담대-고진-보평-수포-전대·에버랜드 등 15개 정류장과 차량기지 1곳으로 구성된다.
2005년 11월, 첫 삽을 뜨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건설에 시동을 건 용인 경전철 사업은 1월 현재 65%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토목분야는 62%, 통신기전 분야는 69%가 추진된 상황.
또 보상은 96% 협의가 완료된 상태로 2009년 상반기까지 토목과 건축, 궤도 공사가 완료될 전망이다.
시운전과 공사 준공은 2009년 6월말로 예정, 2009년 하반기에는 개통돼 시민의 빠른 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용인 경전철, '효자' 될 수 있나
시와 용인경전철주식회사는 분당선 연장선이 2008년 완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분당선 연장선 환승에 따른 이용객을 추산해 운영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분당선 연장선이 2013년 개통 예정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당초 운영 협약 체결 상황과 달라 새롭게 협의를 시도해야 한다는 장애물에 봉착했다.
이에 시는 도와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관계부처에 분당선 연장선의 조기 완공을 요청했고 행정적 지원을 통해 공사편의를 도모했다.
서정석 용인시장은 직접 용인경량전철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 사장단을 만나 협약내용 가운데 불합리한 부분을 수정하고 공사 진행과정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시는 분당선 연장사업 지연으로 인한 재정손실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용인경량전철건설 민간투자시설사업의 변경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경전철이 현실이 될 경우 용인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선 분당선 연장선사업과 함께 경량전철 공사가 완공되면 고속도로를 포함해 포화상태에 이른 지상 도로를 대신해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시지역과 농업지역으로 분리된 용인의 동·서를 연결해 균형 잡힌 도시발전을 이루는 데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개 역사를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도 지역 발전의 한 몫하는 것이 당연지사. 역사 인근은 여러 교통수단으로 환승할 수 있는 거점이 돼, 경전철을 자연스럽게 도시 성장거점으로 삼아 새로운 공간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전철 역 주변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환경개선과 함께 여러 도시기능을 활성화·특성화할 수 있어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대해 도로교통 전문가는 "예정된 경전철 역사를 중심으로 부동산과 건물신축 공사 등 투자가 활발해지는 등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의 등장으로 가시적인 경제와 도시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용인 경전철 노선은 직선이 아니라 승객 수요에 맞춰 굴곡된 형태로 노선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앞으로 수요창출을 위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설아기자 blog.itimes.co.kr/rsa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