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이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 시설서 책임
박은성 아담채 시설장과 김덕성 사무국장은 아담채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누구도 한 번도 꾸려본 적이 없는 부자 한부모가족 지원센터를 맡아 하나씩 완성하고 있다.

이들은 부자 한부모가족과 모자 한부모가족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복지관련 공무원마저도 둘이 가진 차이점을 무시한 채 정책을 세우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인천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됐던 인천에 사는 남성 한부모 40명 중 63.3%가 자녀 돌봄의 문제를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조사 대상 여성 한부모 166명 중 84%가 경제적 어려움을 들었던 것과 차이가 난다.

아담채를 운영할 때도 이 문제에 부딪혔다. 모자 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달리 아담채에서는 입주자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국가인권위에 한 여성이 식사 준비를 두고 남녀차별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 사무국장은 "아버지들은 어머니가 갖고 있는 섬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데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일이라 아버지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시설에서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며 "차이와 다름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주자들과 부딪히는 작은 문제들도 소중한 경험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시설에 들어오기 전 술을 즐겨마셨던 입주자들에게 자제를 요구하고 통금시간을 정해둔 것들이 그것이다. 또 시설 직원이 전담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박은성 시설장은 "다른 지역에 아담채 2호가 생기게 된다면 우리가 운영한 방식을 차용할 수 있도록 탄탄한 시설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며 "이곳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숨기기 보다는 처음이기 때문에 겪는 통과의례라고 여기고 해결 방법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