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한국문인협회 인천시회장 인터뷰
인천여성인물 발굴 사업에서 문화·예술 분야를 맡은 김윤식(61) 한국문인협회인천시회 회장은 지난 6개월에 만난 인천 여성이 지난 60여년 동안 만난 이들보다 훨씬 많았다.

역사 책에 인천 여성에 대한 한 줄짜리 문장을 근거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다녔고 문화계 누구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가 어디든 만나러 다녔다. 김 회장이 판 발품만큼 문화·예술계 인천 여성들이 하나씩 늘어갔다.

김 회장은 "예전에 책 속에서 봤던 인천 여성들을 한 명 씩 찾아다니거나 옛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는 일이 자료를 모으는 첫 작업이었다"며 "인천에서 나고 자랐기에 인천 문화·예술 분야는 어느 정도 역사를 알고 있지만 지난 5월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여성에 대한 연구는 전무해 처음에는 많이 헤맸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인천 기생을 다시 평가했다. 그들 역시 근대 이후 인천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생들은 당시 사회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일반 여성들에 비해 활발하게 사회를 접했던 인물들이다"며 "사회적 반항심과 시대를 앞선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았고 독립군을 위한 자금을 모금했던 이름모를 기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생에 대한 자료 역시 구전과 한국 기생관련 도서에서 확보했다.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되고 있는 김활란을 인천 여성인물로 넣은 점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만 우리 인천 역사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김활란이 인천에서 태어나 영화학교를 졸업했다는 점은 인천 역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며 "김활란이 여학생들을 선동했던 역사를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나쁜 역사도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 간 연구는 보다 많은 여성들을 찾아내려는 시간이었다. 80~90%는 발굴했다고 말한다. 인천여성의 기준을 단순히 인천에서 태어났다는 것에 두지 않고 인천을 거쳐간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다. 개항시기 가장 변화가 많은 지역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한 인물의 평가가 굳어지는 데 사후 5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이전에 사망한 인물을 꼽았다.

김 회장은 "몇 달 잠깐 하고 마는 연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인천 여성에 대한 연구를 해 나갈 것이다"며 "향토사 연구에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인천 여성을 연구하는 데 여성학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가 안고 있는 한계다"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