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구축 … 지속적인 교육·상담 계획
지난 5월 열린 제2기 비정규노동교실 참가자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이랜드 사태에서 알 수 있듯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비정규직의 경우 우리사회 양극화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으면서도 0.3%에 불과한 조직률이 말해주 듯 권리는 박탈당한채 일상적인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과제앞에'변혁의 눈으로 노동해방을 여는 노동자교육기관'(이하 교육기관)이 그 답을 찾아보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3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전문적이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노동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교육기관은 같은 해 12월 비정규직 사업을 준비한 지 11개월 만에 11월 28일 부설기관으로 비정규대안센터를 창립한다.

준비가 한창인 비정규직대안센터의 창립 취지와 추진 과정, 활동 계획을 미리 들여다봤다.

 

▲"비정규직은 노동운동 전체의 문제"= 교육기관은 노동운동 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노동현장을 뒤덮고 있는 왜곡된 신자유주의 사상을 걷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으며, 현재 노동운동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그렇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는 극도로 미약(0.3% 추정)하며, 아무런 사회적보장 없이 일자리를 수시로 박탈당해야 하는 '일하는 빈민'의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 교육기관의 인식이다.

이에 따라 아래로부터의 단결과 연대를 이룰 수 있는 주체를 세워 비정규직 스스로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업종과 성별, 조직과 미조직의 차이를 넘어 지역적 연대를 통한 '사회적 힘'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비정규대안센터의 창립 취지다.

이옥희 비정규직대안센터 소장은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 조직은 이 사회의 변혁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원권식 교육기관 대표도 "외환위기 이후 많은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이란 칼날에 거리로 내몰렸고, 심화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는 비정규직 문제를 우리에게 던져놓았다"며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어떤 걸림돌도 없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에 맞서 전체 노동진영이 하나로 뭉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 네트워크 사업이 열쇠= 손석춘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연구원 대표는 지난해 3월 교육기관 창립 초청 강연에서 "보수언론과 권력, 자본의 3각 동맹이 노동에 대한 공세를 지속해 온데다 반세기가 넘도록 지속되어 온 반공체제가 노동자들의 각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노동자를 상대로한 근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

'노동자는 하나'임을 직시하지 못한 채 자본이 지어준 이름인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서로를 구분하려 함으로써 차별과 분열, 갈등을 낳고 있다는 게 교육기관 부설 비정규대안센터 이옥희 소장의 진단이다.

"이러한 분열 의식을 없애고 노동자는 하나임을 자각케하는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라는 것.

이에 따라 비정규대안센터는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주체 발굴을 위해 수준별 초급, 중급 노동교실과 노사관계에 대한 법률 상담 등 교육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지역 내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소통 구조를 만들어 비정규직 실태 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의제를 설정함과 동시에 공론화하는 공동의 정책 연구 활동 및 실천을 전개할 방침이다.

비정규대안센터는 이를 위해 체육행사와 문화행사, 소모임 활동을 활성화 해 일상속에서 나누는 삶을 실현하도록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장은 "장구한 노동운동 역사에서 그 어느 순간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느냐. 조건과 환경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각성돼 있고 헌신적인 선진 노동자가 강력히 요구 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역량을 모으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만기자 blog.itimes.co.kr/mal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