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프로젝트-사람을 찾습니다
안양 롯데화랑 21일부터 10일간
지난 2월에 기획되고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3월 1일 최갑환 옹이 사진 제공자인 이효범 씨의 어머니 홍문기 여사를 만나며 시작된다. 그 후 이용구 옹, 이석구 옹, 김진행 옹, 이경수 옹, 이한수 옹 등 사진 속 인물들과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프로젝트팀은 구술작업을 진행하고 옛 사진들과 기록물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계기가 된 빛바랜 사진에는 '안양통학생일동 16.2.11'이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80세 후반에서 90세에 이르는 노인들을 찾아내고 삶의 궤적을 만나는 작업이 진행됐다. 구술작업을 통해 프로젝트팀은 안양역 앞 미륵당, 신작로에 늘어선 초가집들, 수암천변, 오끼이 농장과 자갈기차길 등 옛모습을 들었다. 이 같은 옛모습을 다시 조각으로 복원하고 노인들의 기억과 구술을 통해 안양역 주변의 건물과 관공소, 가옥 등의 지도를 그렸다. 즉 이 전시는 1906년 안양역 주변의 풍경을 100년이 지난 현시점에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사진에 새겨진 부호와 같은 글 '16.2.11'은 1941년 즉 쇼와 16년 2월 11일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이들은 이날 단체 촬영을 했을까. 프로젝트팀은 생존 인물들의 구술을 통해서 당시의 기억을 유추한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하복을 입고 있는 학생, 작업용 장갑을 끼고 있는 학생, 군사훈련복을 입고 있는 학생, 졸업을 앞둔 학생들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해 12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고 이후 이들은 어떤 삶의 변화를 겪었을까? '기억프로젝트-사람을 찾습니다'는 시간을 초월하는 무한한 상상의 공간이 펼쳐져 있는 전시회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031-463-2715 / 조혁신기자 (블로그)mr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