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집트 (下) -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엄청난 무게의 돌을 어떻게 날랐을까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고대 이집트 쿠퍼왕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스핑크스의 코가 뭉개진 것은 이집트를 침공한 오스만투르크가 사격 연습용 표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양이 작열하는 사막에 살았던 이집트인들은 빛을 숭배해야만 하는 숙명이었을까?
이집트 카이로 가자 지구에 위치한 쿠퍼왕(이집트 제4왕조·BC2천6500년경)의 피라미드를 방문한 이들이 느낄 만한 의문이다. 실제 사막의 모랫바람 속에 뜨겁게 내려 쬐는 햇볕을 받아 희게 빛나는 머리를 가진 쿠퍼왕의 피라미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왕의 무덤이 아니라 '태양신'을 모시는 신전이라는 느낌까지 갖게 한다.
우선 쿠퍼왕의 피라미드 무덤 입구는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태양신을 상징하는 스핑크스가 지키고 있다. 스핑크스는 태양이 떠 오르는 동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곧게 뻗은 앞다리는 떠오르는 태양을 받들어 올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서쪽으로 사라졌다가 동쪽에서 다시 떠오르는 태양은 '부활'을 의미하고, 왕의 무덤의 수호자인 스핑크스가 떠오르는 태양을 받들고 있는 것은 왕의 부활을 수호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곳의 스핑크스는 코 부분이 파괴돼 있는데, 18세기 나폴레옹이 '건방져 보인다'며 대포로 쏴버렸다는 설과 17세기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군대가 사격 연습용 표적으로 사용해 부서졌다는 등 설이 분분한 형편이다.
스핑크스 옆에는 왕의 미라를 만들었던 마라 제작실이 있는데, 미라 제작대 등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빛이 스며든다는 반투명한 암석으로 돼 있어 '빛=부활'을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신앙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미라를 제작했던 공간. 카이로 박물관 마당에 전시된

카이로 박물관 마당에 전시된 조각상.
미라 제작실을 벗어나 왕의 미라를 담은 관이 통과했던 길을 따라 약 1km정도 올라가면 쿠퍼왕의 피라미드 본체가 있다. 이 피라미드는 원래 '빛'을 상징하는 흰색 석회석으로 덮여 있었지만, 오랜 세월 건축 자재로 떼어내 흰 석회석 부분은 이제 맨 윗 부분만 남아 있는 상태다. 높이가 약 136m에 달하고 한쪽 밑변의 길이가 233m인 정삼각형 뿔 형태이며 각 모서리가 동서남북을 정확하게 향하고 있다. 피라미드를 이루고 있는 돌은 크기가 약간씩 다른데, 평균 2.5톤 무게의 돌이 약 230만~250만개 가량 쌓여 있다고 한다. 무게로 치면 약 684만 8천t 정도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수레나 짐승을 이용해 물건을 나르는 법을 알지 못했다니 이 엄청난 무게의 돌을 어디서 어떻게 날라서 쪼개고 이어붙여 거대한 피라미드를 건설했는지는 아직까지 '불가사의'다. 한편 피라미드 옆에는 낙타를 타고 잠시 사막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마련돼 있다. 뜨거운 사막이지만, 낙타 위에서 느끼는 사막의 바람은 의외로 시원하다. /글·사진=김봉수기자 (블로그)in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