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시험운행 최연소 승객 홍지연 양
'통일퀴즈' 계기로 방북 성사
"언제나 오가는 사이 됐으면"


"반 세기 만에 통일열차 타고 북한에 간다는 데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요."
남북이 합의한 17일 경의·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면 분단 반세기가 넘도록 멈춰섰던 철마가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철마는 평화의 바람을 타고 냉전의 장벽을 넘어 통일열차가 된다.
반 세기만에 휴전선을 넘어 운행하는 통일열차의 티켓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은 경의·동해선 각각 100명. 이중 인천 용현여중 1학년 홍지연(13)양은 경의선 승객 중 최연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문화방송 '느낌표' 통일퀴즈에 출연,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약속받은 평양 방문이 되늦게 실현된 것이다.
지연양은 "엄마로부터 통일열차를 타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꿈인줄 알았다"며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이라 북측 땅을 밟아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6·15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7월 제1차 장관급회담 때 열차 연결 합의 이후 남쪽에서만 5천454억원의 공사비에 연인원 7만3천900여명이 열차 연결 공사에 참여했다.
지연양과 함께 열차에 오르는 이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 강만길 친일반민족행위규명위원장, 고은 시인,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백낙청 6·15 공동위 상임대표 등이다. 느낌표에 지연양과 함께 출연했던 울산제일중 장진구군은 동해선 최연소 승객으로 꼽혔다.
지연양은 "통일퀴즈에 참가한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북쪽 아이들을 만나서 많이 물어보고 많이 듣고 오겠다"며 "남과 북 누구나, 언제나 서로 오가며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연양의 담임 윤석선(39) 교사는 "수석 입학한 지연양은 남부교육청 영재프로그램에 참여할 만큼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라며 "남측을 대표해 북에 가는 만큼 많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연양은 17일 오전 10시45분 문산역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측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비롯한 남측 대표단 100명, 북측 50명, 파주시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행사에 참여한 뒤 당일 남쪽으로 향한다.
/김칭우기자 blog.itimes.co.kr/ching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