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칼럼
2002년 6월 14일 월드컵 문학경기장. 후반 25분 박지성은 이영표의 센터링을 가슴으로 트래핑, 포르투갈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월드컵 사상 첫 16강의 승전보를 울리는 순간이었다. 인천은 월드컵 4강을 이룬 전초기지다.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문학경기장은 민족의 문화유산 축구성지로 영원히 남았다.
그 후 5년, 2007년 4월 18일 인천은 '2014 아시안게임'을 유치함으로써 다시 한번 스포츠 외교의 쾌거를 이룩했다. 꿈을 이루는 도시, 인천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 문화 교류의 중심지로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거는 기대만큼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게 됐다.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붉은 악마'의 거리 응원과 서포터즈 활동에서 나타난 역동적 시민운동과 시민의식은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의 힘을 표출한 '2002 월드컵'은 전 세계에서 연인원 420억 명 이상이 TV를 시청했다. 국가 브랜드의 상승과 직간접 경제효과도 100조원을 능가한다는 평가였다. 국가적 거대 행사에는 그 나름대로의 훌륭한 시민운동이 기여했다. 지난 1998년 프랑스는 월드컵 기간 동안 '봉주르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참가 선수단의 4배에 이르는 4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지원했다.
21세기는 문화 국수주의나 사대주의의 장애를 극복하고 국가 간 다양한 문화를 연계하고 습득하는 국제화 시대다. 사무엘 헌팅턴은 경제성장의 지표로서 문화가 경쟁력이라고 지적했으며, 패트릭 모히니언은 사회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문화라고 강조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열린 축전이며, 열린 사회를 경험하는 문화학습의 장이다. 아시아인의 문화 대축제로서 지역과 국가를 달리하는 인간의 인식과 가치관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확인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이 국제간의 상호이해와 협조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학습의 기회다.
'2014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인천은 최대 규모의 평생학습 시설을 보유하게 됐다. 평생교육 시설은 사회교육 시설로 분류되는 학습 공간 외에도 여가와 문화적 활동으로 꾸며지는 학습형태를 포함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인천이 구축해 나가야 할 아시안게임의 인프라는 재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인천시민 모두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복합시설의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복합시설은 24시간 일상의 불편함이 없는 시설로서 슈퍼마켓과 상점, 영화관, 도서관, 커피숍, 음식점, 강의실, 스포츠 시설 등을 조화롭게 연계하는 지역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도시환경과 복지문화에서 상대적인 낙후성을 개선하여 인천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총체적인 학습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지역의 학습자원을 최대한 동원하고 발굴해 내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의 수준 높은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의 구축과 소프트웨어의 조화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역동적 가치를 지닌 지역문화의 창출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없이 불가능하다. 지역의 역동성과 지역주민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비형식 교육을 넓게 내포하고 있는 지역 평생학습의 활로가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적 문화축제를 지원할 지역 대학의 역할은 매우 크다. 선진 해외대학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교육과정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있고, 재학생 또한 다국적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 일본, 인도, 태국, 몽골, 베트남, 네팔,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등 다국적 유학생, 연구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권의 문화이해와 언어이해를 위한 국제화 도시 인천의 잠재 역량은 지금부터 발굴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김형수 인하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교육학 박사·대외협력부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