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진규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 사무처장
지난 4월17일 2014년 아시안 게임 개최지가 인천으로 확정됐고 많은 언론에서 연일 아시안 게임 개최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논하고 있다. 물론 아시안 게임 개최가 인천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과의 공동개최나, 분산개최 관련한 몇몇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우려 되는 면이 있어 그간의 인천시와 북과의 교류 협력사업의 과정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언론은 지난 2005년 6월 안상수 시장이 북에 방문해 인천과 평양의 공동개최에 합의했었다는 것을 부각시키며 합의서대로 아무런 문제없이 곧 성사될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러나 합의서는 말 그대로 합의일 뿐이다. 특히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합의서 작성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원칙적 합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행 과정의 상호간에 신뢰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다.
지난 시기 인천은 민족상잔의 상처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 이미지였으나, 2004년 6·15공동선언 4주년 기념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평화와 통일의 물꼬가 열리기 시작했다. 2005년 6월 안상수 인천시장 방북과 그해 9월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의 북측 대표단 참가 및 100여 명의 청년학생 협력단 방문으로 평화통일의 기운은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처럼 2005년 말까지 인천시의 독보적인 북과의 교류협력사업은 모든 지자체의 모범이었다.
그러나 2006년 3월 안상수 시장의 지자체 선거 출마와 북·미관계의 악화로 인한 북의 미사일 및 핵 실험 등의 외적인 요인은 기간 인천시의 교류협력사업 성과에 큰 위기국면을 조성하였다.
물론 당시 대 국민 여론의 악화라는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인천시가 북과의 교류협력사업 중단 선언에 이어 인도적 수해지원마저 끊음으로써 극단적 관계악화로 이어지게 됐다. 대북사업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단체나 전문가들이 대북사업의 핵심은 첫째도, 둘째도 '신뢰'임을 강조하는 것에 비춰보면 인천시의 당시의 행보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아시안 게임 분산개최의 공은 북에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필자도 남에서 지자체 교류협력 사업의 물꼬를 튼 인천시의 잠재력이 이번 아시안게임 개최지 확정과 맞물려 남북 분산개최라는 민족사적 신기원을 열어가길 바란다.
공은 인천시에 있다.
향후 인천시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북과의 신뢰회복을 위한 거시적인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
/라진규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