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젼 화보
섬머 아일랜드 사업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처음 본 이방인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사람이 자원이다'는 말은 참 잔인하다. 인유(人油)를 쥐어짜듯 부국을 위해서라면 값싼 노동력에 팔려나가도 아무런 동정심이 발동하지 않는다.
지금도 이 말은 한국에서조차 아무 여과없이 튀어 나온다. '사람이 자원이다'.
적도의 땅에는 오직 빈(貧)과 부(富)만 존재한다. 내전의 상처가 깊숙하게 베어 있는 스리랑카는 빈쪽에 가깝다. 어디든 가난에 찌든 일상은 그들 삶의 무게를 가름하게 한다.
가난이 조금씩 그들의 희망을 갉아 먹는다. 값싼 노동력에 팔려가는 스리랑카에 '사람이 자원이다'는 이 말은 어떤 느낌일까.
희망을 찾아본다.
민족간 갈등과 이념 대립, 신자유주의의 맹공과 자본의 권력 등 이 모든 기성의 절대 가치에 굴하지 않는 '희망'을 찾아본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남동쪽으로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섬머 아일랜드는 희망이 가득한 곳이다. 희망을 잔뜩 머금은 주먹만한 눈망울에서 미래가 용솟음친다.
5살 니뿐디에서 이름조차 발음하기 힘든 13살 소년까지, 그 곳에서 만난 희망 하나 하나를 가슴에 간직했다.하지만 불과 수십년 전까지도 제국의 침탈에 몸살을 겪은 이 곳에는 물 한 방울까지도 다 빼앗겨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사람이 자원이요, 자원이 곧 사람인 이 곳에서 희망을 머금은 미래의 아이들은 꿈을 잃고 시름시름 앓고 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은 그들의 마지막 인유까지도 다 쥐어짠다.
이제 우리는 희망을 심어야 한다. 더 이상 희망이 생존에 갉아 먹히지 않도록 조금씩 나눠야 한다. 자본이자 노동 시장인 우리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받은 만큼의 1%라도 나눠야 한다. 그 때가 바로 사람이 자원이란 기가 막힌 말 자체에 수긍을 할 수 있다.
/스리랑카=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

월드비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섬머 아일랜드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척박한 곳으로 악명 높다. 월드비전 사업으로 삶의 희망을 찾고 있는 이 곳 유치원에서 만난 3살쯤 보이는 꼬마 아이가 신기한듯 쳐다본다.
섬머 아일랜드 마을회관에서 만난 학생들과 점심 후 간단한 오락 시간을 가졌다.
심각한 식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섬머 아일랜드에서 월드비전 인천지부는 지난해 말부터 식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식수사업에 앞서 마을에서 환영식을 열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