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 방류계획 취소
 인천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가 인천 앞 바다에 방류하기 위해 기르고 있는 20만 미(마리)의 감성돔 치어가 척추가 휘고 꼬리가 틀어지는 등 ‘기형 물고기’라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다.<관련기사 19면>
 기형 물고기가 방류되면 기형 번식에 따른 심각한 바다생태계 교란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하지만 연구소는 원인 규명은 뒷전인 채 서둘러 폐기처분할 계획이어서 사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3일 이 연구소와 옹진군 영흥면 어민들에 따르면 연구소는 인천 앞 바다 어족자원 확보 차원에서 감성돔 종묘생산에 나서 지난해 9월 감성돔 치어 20만 마리를 인천 앞 바다에 방류했다.
 올해도 이달 초 20만 마리 방류 목표로 감성돔 알 40만∼50만 마리를 배양해 현재 치어 상태로 기르고 있다.
 그런데 인천일보 취재팀의 현장 확인 결과 연구소 어류생산동 6개 수조에서 생산 중인 감성돔 치어 대다수가 척추가 휘거나 꼬리가 틀어지는 등 기형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성돔 치어는 현재 3∼5㎝ 크기로 자란 상태이며 지름 4m 넓이의 수족관에 수천∼수만마리씩 사육되고 있다.
 연구소가 기르고 있는 감성돔 치어 대부분이 이처럼 기형 증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연구소는 감성돔 치어를 인천 앞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연구소 측은 그러나 본보 취재가 본격화된 지난 1일 저녁 긴급회의를 갖고 기형 감성돔 치어 전량을 폐기처분하기로 돌연 방침을 선회했다.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연구소는 지난해에도 감성돔 치어 20만 마리를 인천앞바다에 방류한 것으로 밝혀져 당시 방류된 감성돔 치어도 기형이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성욱 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장은 “대다수 감성돔 치어가 기형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방류 계획을 취소하고 폐기처분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그는 이어 “종묘생산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기형은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소 측 해명과 달리 전문가들의 진단은 전혀 달라 정확한 진상 규명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전제천 박사는 “우리나라 어류 종묘생산 기술력이 워낙 뛰어나 기형 발생률은 1∼2% 내에 그친다”며 “척추가 휘는 등의 감성돔 기형은 동물 플랑크톤을 먹는 시기가 지나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관옥·김지환·박석진기자 blog.itimes.co.kr/o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