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30일 열린우리당 인천시당과 민선 4기 지자체 출범이후 첫 당정협의회를 갖고 주요 시정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지면서 되레 혼쭐만 났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 및 구도심 재생사업 등 대형 지역개발사업과 관련,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사업이 남발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당정협의는 시종 국정감사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시측에서 안상수 시장과 천명수 정무부시장을 비롯 10명의 실·국장이 모두 참석했으며, 당측에서는 김교흥 시당위원장과 최용규 안영근 송영길 신학용 유필우 한광원 홍미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정협의에 앞서 안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추진과 기존 도심 재생, 아시안게임 유치 등 대형 과제들이 오는 2009년 하반기에는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줄신 여당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대형사업 추진에 따른 문제점과 소극적인 국고예산 확보 활동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간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질책, 시의 협조 요청을 무색케 했다.
 안영근 의원은 군부대와의 협의부재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부평구청∼장고개간 도로개설사업과 관련, “사업이 장기 지연되도록 인천시는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국회 국방위 소속인 자신에게 도움일 청하지 안은데 은근히 불쾌감을 내비쳤다.
 유필우 의원은 “시가 벌이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가 마구잡이로 추진되고 있어 문제가 적지 않다”며 사업에 앞서 철저한 사업 분석을 요구했다. 한광원 의원은 “경인고속도로 직선화도 좋지만 이 경우 중·동구는 교통의 ‘낙도’로 변하게 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신학용 의원은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도 좋지만 시민 대다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지 않으면 서울 위성도시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의원은 “151층의 인천타워와 국제 컨벤션빌딩의 경우 수요예측이 정확하지 않으면 사업 시행자의 아파트 분양사업만 도와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최용규 의원은 “국가예산 편성방침은 상반기에 끝난 만큼 현 시점에서의 당정협의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내년에도 9~10월에 당정협의회를 갖자고 하면 불참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교흥 시당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보좌관 브리핑만 두 차례 있었을 뿐 의원들에게는 현안보고가 없었다”며 “내년부터는 4월께 당정협의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안 시장은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많아 죄송하다”며 “의원들의 고견을 받아 내년부터 국고예산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주성기자 blog.itimes.co.kr/jspaek